10개 구단 감독 선임이 모두 끝났다. 이제 각 팀은 새 감독을 보좌할 새 코칭스태프를 꾸리느라 바쁘다.
기존 코치가 다른 팀으로 빠져나간 팀들은 빈자리를 메우느라 여념이 없다. 감독의 의중을 제대로 이해하는 한편 선수들에게 기술적·정신적 도움을 줄 만한 인물을 고르는 것이 숙제다.
감독들이 대체적으로 젊어진 만큼, 코칭스태프도 새 얼굴이 많아졌다. 그라운드에서 잔뼈가 굵은 일부 베테랑 코치들은 설 자리가 없어 울상인 반면, 은퇴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코치들이 2군이 아닌 1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다음 시즌부터 코치로 KT에 합류하게 된 박기혁(왼쪽)과 홍성용. 연합뉴스
이강철 신임 감독이 이끌게 된 kt는 넥센 2군 투수코치였던 박승민 코치와 SK 2군 재활코치였던 이승호 코치, 두산 2군 타격코치였던 김강 코치를 1군으로 영입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내야수 박기혁도 1군 주루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함께 은퇴한 홍성용은 잔류군 재활코치를 맡게 됐다. 올해 1군에 있던 베테랑 코치들은 대부분 2군과 잔류군으로 배치됐다. 전체적으로 1군 코칭스태프의 나이가 젊은 편이다.
염경엽 감독이 이끌게 된 SK는 김성갑 코치가 사임한 수석 코치 자리에 상대적으로 젊은 박경완 코치를 앉혔다. 배터리코치는 장재중 코치에게 맡겼다. 2군에는 올해 은퇴한 조동화와 이대수 코치가 배치됐다. 전력분석원으로 활약하던 전병두 코치도 2군에서 다시 지도자로 유니폼을 입는다.
NC는 손민한(왼쪽)과 이종욱 등 스타플레이어 출신 코치진을 구성했다. 연합뉴스
NC는 현역 최연소 사령탑인 이동욱 감독과 계약했다. 선수 시절 경력이 화려하지 않은 감독을 선임한 대신, 코치진을 스타플레이어 출신들로 구성했다. KBO 리그 최고 우완 투수 가운데 한 명이던 손민한, 통산 2000안타를 치고 은퇴한 이호준,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출신인 이종욱 등이 코칭스태프로 새롭게 합류했다. 무명 감독과 스타 코치진 사이의 균형 문제는 NC가 풀어 가야 하는 과제다.
감독의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코치들의 역할은 확대되거나 축소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갈수록 코치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은 전 구단에 공히 해당되는 얘기다. 지도자의 '카리스마'보다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시대라서다. 코치는 감독과 선수 사이를 잇는 연결 고리다. 선수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감독보다 훨씬 많고, 긴밀한 스킨십이 중요하다. 젊은 코치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다.
선수는 자신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옳은 길로 이끄는 코치를 만났을 때 날개를 달 수 있다. 반대로 코치는 실력과 성실성을 모두 갖춘 선수와 함께 동반 상승하면서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코치들의 공통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