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내 뒤에 테리우스(이하 '내뒤테')'가 수목극 1위 자리를 마지막까지 지켰다. '기대작'이란 수식어를 충족하며 오지영 작가는 2연타석홈런을 쳤다. '쇼핑왕 루이(2016)'로 입봉한 오 작가는 역주행에 성공해 작품을 흥행시켰다. '내뒤테' 역시 동 시간대 1위에 오르며 '로코계 신성'으로 불리는 상황. 특유의 유쾌함과 작품이 주는 따뜻한 메시지가 인기 요인이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고 유쾌하고 즐거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 오 작가는 앞으로도 그러한 작품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 소망이 있다면, 소지섭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것.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종방 소감은.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다. 캐릭터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건 섭섭하다."
- 제목은 어디서 연상했나. "사실 '내 뒤에 캔디'에서 따왔다.(웃음) '캔디' 만화를 너무 좋아해서 요즘도 가끔 우울할 때마다 꺼내 본다. 언제 봐도 재밌더라. 그 노래 제목을 보다가 내 뒤에서 지켜봐 주는 멋진 누군가를 상상했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았다. 유치하지만 가제로 지은 것이다. 근데 진짜 제목이 될 줄 몰랐다."
- 언제부터 준비했나. "2017년 봄에 처음으로 기획안을 써서 CP님께 보여 드렸다. CP님이 황당무계한 이야기인데도 한번 해 볼까 그러더라. 그때부터 시놉시스를 다듬고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신나게 했다. 근데 첩보와 코미디를 섞는 게 쉽지 않더라. 이미 시작했기에 돌이킬 수 없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썼다. 선배 작가들이 왜 첩보와 코미디를 섞지 않는지 알겠더라."
- 첩보와 코미티의 컬래버레이션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첩보물은 액션의 속도감과 큰 사건들이 펼쳐진다. 말도 안 되는 거대한 서사가 있다. 그런 걸 가지고 들어와서 생활과 연결 지으면 재밌을 것 같아 코미디를 접목하게 됐다. 코미디로 갔기 때문에 좀 더 친근한 느낌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밸런스 조절이 가장 관건이었다."
- 이 작품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우연히 친구들이랑 수다를 하다가 '옆집에 사는 잘생긴 남자와 엘리베이터를 타면 얼마나 설레겠어'라는 말이 나왔다. 그 발상에서 시작했다. 커다란 음모에 얽힌 남자와 국정원에 맞먹는 아줌마들의 정보망이 더해지면서 이야기가 커진 것이다. 고요하게 사는 남자 옆집에 시끌벅적한 생명체가 산다. 서로의 삶에 스며들면서 변화하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따뜻한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 극 중 소지섭이 맡은 김본이란 인물은 본 시리즈에서 따온 게 맞나. "그래서 본이라고 지은 거다.(웃음) 첩보원 본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 주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에 사는 인물이 현실에 나와 변해 가는 모습에서 코미디를 생각했다."
- 집필을 마친 뒤 만족감은. "80% 정도다. 사실 멜로를 좀 더 붙이고 싶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이야기가 다른 곳에 배분돼 갈 게 많았다. 멜로에 할애하기 힘들었다. 인간 대 인간의 멜로에서 끝났다. 소지섭이 멜로 연기를 잘하는데 그 부분을 좀 더 보여 줄 수 없어 아쉬움이 남지만, 지금은 그 결말이 가장 적당하지 않나 싶다."
- 가장 공들인 장면은. "2부 초반 시퀀스다. 국정원이 소지섭을 찾는 것과 아줌마들이 조태관(케이)을 찾는 교차점을 보여 준다. 국정원인 NIS는 실패하지만, 아줌마 모임 KIS는 성공한다. 국정원보다 더 뛰어난 아줌마들이 있다는 점 자체가 풍자다. 풍자적인 요소로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일은 실제 친언니네 동네에서 아줌마들의 SNS로 아이를 찾았다는 얘기를 듣고 참고해서 넣은 에피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