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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길진의 갓모닝] 756. ‘차길진TV’ 유튜브 채널
한 달 전부터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 업로드를 활발히 하고 있다. 주로 2004년부터 산신법회에서 했던 법문을 5분 안으로 짧게 편집한 영상들이다. 주제는 다양하다. ‘남이 날 좋아한다는 착각’ ‘하나를 하더라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오늘 만난 사람이 마지막 사람’ ‘먼저 줘라, 항상 줘라, 빈곳에 줘라’ 등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법문들이다.
처음에는 법문 100개를 목표로 했지만 이제는 보다 다양한 콘텐트를 제작할 예정이다. 특히 내가 갖고 있는 희귀한 자료를 유튜브를 통해 과감히 공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가 생전에 국악을 사랑한 아버지께서 남겨 주신 진귀한 자료들이다.
당시 아버지의 경찰서장 관사에는 축음기 외에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녹음기가 있었다. 1950년대에 녹음기를 갖고 있는 집은 몇 집이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버지는 오디오광이셨다. 특히 '우리 소리'를 사랑한 아버지는 당시에 유명한 판소리 명창들을 집으로 초청해 창을 부탁하시고 녹음하시곤 했다.
그중에는 '세기의 명창' 임방울씨도 있었다. 1956년에 아버지께서 녹음하신 임방울씨의 ‘쑥대머리’ 등이 담긴 릴테이프 8개는 2010년 광주광역시에 기증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임방울씨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잘 부르지 않던 잡가인 ‘농부가’를 부르는 목소리가 담긴 릴테이프는 아직도 잘 보관 중이다.
‘차길진 TV’에서는 그동안 들을 수 없었던 임방울씨의 미공개 릴테이프와 60년 전 아버지께서 녹음하신 귀한 녹음 자료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 자료들 중에는 1950년대 유명 인사들의 생전 목소리와 당시의 좌담회 자리 등 역사적 자료가 많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국악을 사랑했다. 할아버지께서는 오늘날 사물놀이의 근간이 된 ‘우도 농악’을 사랑하셨다. 할아버지께서 잔치를 여시면 늘 우도 농악이 잔치의 시작을 알리곤 했다. 우도 농악 소리에 사람들이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는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아버지께서는 명창들을 가까이 하시고,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시며 여흥을 즐기셨다.
나 또한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인지 국악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내가 소장한 국악 음반도 그 수량이 상당해 고민 끝에 국악을 사랑하고 공부하는 분들을 위해 '차길진 TV'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신라의 범종 소리, 북한의 아리랑, 과거 폴리돌판, 콜롬비아판 국악 같은 귀한 자료부터 재담 소리 등 수많은 귀한 음반들도 곧 '차길진 TV' 채널을 통해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음악만이 아니다.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사진 콘텐트도 올릴 예정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씨의 미공개 사진과 각종 문서 자료도 많다. 향후 기회가 닿으면 최승희 뮤지컬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내 건강이 좋지 않아 그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차길진 TV’ 채널을 통해 내가 소장하던 귀한 자료들을 공유하고자 결심한 데는 과거에 내게 깊은 인상을 줬던 영화 '만추'를 지금은 볼 수 없게 된 데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다. 내가 소장한 귀한 자료들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영화들처럼 미공개로 남길 순 없었다. 앞으로 ‘차길진 TV’를 통해 보다 많은 분들과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hooam.com/ 인터넷신문 whoi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