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예능가의 변화 속도는 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수 예능 MBC '무한도전'이 13년 만에 종영된 후 누가 이 주도권을 잡느냐가 관건이었다. 토요일 '무한도전'의 빈자리는 MBC '전지적 참견시점'이 채웠다. 11%대 시청률을 찍으며 토요일 전체 예능 1위 위엄을 자랑하고 있고, 금요일 심야 시간대는 MBC '나 혼자 산다'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MBC 금, 토 예능이 두각을 나타낸 가운데, TV조선 '맛' 시리즈가 승승장구했다.
'나 혼자 산다' 올해 자체 최고 경신
올해 '나 혼자 산다'의 인기는 뜨거웠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15.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었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에서 지난 4월 첫 1위에 오른 뒤 9개월 연속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공식 1호 커플인 전현무, 한혜진이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열애 인정 후 '나 혼자 산다' 기자간담회에서 나란히 공식석상에 동반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썸 커플'로 불린 박나래와 기안84의 썸, 박나래와 사이먼디의 썸, 박나래와 끝나지 않은 김충재의 썸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핑크빛 설렘을 가져왔다. 함께 모였을 때 더욱 빛나는 '나 혼자 산다'지만, 정작 혼자인 삶이 그려졌을 땐 그 재미가 좀 반감된다는 것이 숙제로 떠올랐다.
'전지적 참견시점' 연이은 스타 탄생
'먹장군' 이영자와 '먹바타' 이영자 매니저, '다정다감남' 박성광과 병아리 매니저, '자연인' 이승윤과 훈남 매니저, 영혼의 단짝 유병재와 매니저 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며 안방극장에 재미를 선사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속보를 자료화면으로 활용해 위기를 겪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와 후속 대처로 지금의 자리에 다시금 올랐다. 스타와 매니저의 케미가 회를 거듭하며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이영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18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성광은 전성기를 맞아 각종 광고 촬영과 프로그램 섭외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신서유기' 변함없는 힘
나영석 사단의 변함없는 힘을 입증했다. tvN '신서유기5'와 '신서유기6' 시리즈는 리얼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인 가운데, 리얼 버라이어티가 전해줄 수 있는 웃음의 강도로 특유의 재미를 높였다. 새 멤버로 피오를 영입, 신(新) 바보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송민호와 10년 넘게 이어온 우정과 함께 송민호를 넘어서는 바보 캐릭터로 다음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던 편. 직접 뛰고 달리며 '신서유기' 시리즈 본연의 재미를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와썹맨' 웹예능 강자 우뚝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가 웹 예능 콘텐츠로 승기를 잡았다. 독립 채널을 개설한 지 3개월 만에 방송사 단일 채널 중 첫 100만 구독을 기록했다. 현재는 161만 구독자, 누적 조회 수 1억뷰를 넘어선 상황. 인기의 중심엔 god 박준형이 있다. 20년이 넘는 한국 생활에도 여전히 어설픈 한국어와 카메라가 있든 없든 거침없이 말하는 그의 캐릭터가 적재적소에 활용되고 있다. TV와 다른 생생한 '날것 느낌'이 살아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 자유분방한 박준형의 모습에 톡톡 튀는 자막이 더해지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로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맛' 시리즈 성공
서혜진 PD가 SBS에서 TV조선으로 이적, '맛' 시리즈로 시작을 알렸다. 지난 6월 '세상 어디에도 없는-아내의 맛'을 론칭했고, 뒤이어 9월 '우리가 잊고 지냈던-연애의 맛'으로 안방극장 공략에 나섰다.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도 점령했다. '아내의 맛'은 18살 연상연하 한중커플인 함소원, 진화 부부가 초반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했다면, '연애의 맛'은 김종민 황미나 커플 그리고 이필모 서수연 커플이 리얼한 연애 이야기로 설렘을 선사하고 있다. 처음엔 '~맛'이란 제목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지만, 지금은 '맛' 시리즈로 불리며 연속 기획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는 반응이다. 시청률이 5~6%대를 찍으며 지상파를 압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