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황제들이 남다른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윤성빈(왼쪽)은 25일 열린 IBSF 스켈레톤 월드컵 6차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심석희는 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를 위해 독일로 출국했다. 연합뉴스 제공 '겨울 황제'들의 '클래스'는 역시 남달랐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한국에 사상 첫 썰매 종목 금메달을 안긴 '아이언맨' 윤성빈(25·강원도청)이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윤성빈은 25일(한국시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18~2019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스켈레톤 월드컵 6차 대회에서 1·2차 시기 합계 2분15초96을 기록,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34·러시아·2분16초16)를 0.2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치른 4번의 대회에서 차곡차곡 랭킹 포인트를 쌓아 놓은 덕분에, 이번 대회 금메달 획득으로 랭킹 포인트 225점을 더한 윤성빈은 총점 1045점으로 월드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금메달 획득은 윤성빈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윤성빈이지만,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 6차 대회가 처음이다. 1·2차 대회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따낸 윤성빈은 3차·5차 대회에서는 두 번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악천후로 취소된 4차 대회를 제외하면 모든 대회에서 시상대에 올랐지만, 우승하기까지는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마지막 6차 대회에서 보란 듯이 1위를 차지하며 '황제'의 위엄을 과시했다. 사실 이번 시즌은 여러모로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를 활용해 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슬라이딩센터는 잠정 폐쇄돼 약 반년 동안 주행 연습을 하지 못했다. 소속팀 전지훈련을 통해 캐나다에서 약 20일간 트랙을 경험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대회에 나서야 했던 점을 고려하면, 대회 내내 시상대에 오르고 마침내 6차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윤성빈의 저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흔들림 없이 당당한 모습으로 출국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역시 '황제'다운 품격을 뽐냈다. 심석희를 포함한 남녀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은 새해 첫 대회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을 위해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만인의 관심은 심석희에게 쏠렸다. 지난해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폭행당해 법정 싸움 중인 심석희는 올해 초 조 전 코치가 고교 시절부터 성폭행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심석희의 용기 있는 폭로는 '체육계 미투'로 확산되며 정부의 엘리트 체육 개혁 선언으로 이어졌고, 지금도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조재범 사건의 중심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심석희는 쇼트트랙 국가대표로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잊지 않았다. 묵묵히 훈련하고 대회를 준비해 온 심석희는 내달 1일부터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5차 대회에 출전한 뒤 곧바로 이탈리아로 이동, 8일부터 10일까지 토리노에서 열리는 6차 대회까지 연이어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