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다. 각 구단 사령팁이 본격적인 새 시즌 구상을 그리고 있다. LG트윈스 제공
2019 KBO 리그를 준비하기 위한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다.
10개 구단 사령탑이 본격적으로 새 시즌 구상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감독 10명에게는 모두 '우승' 혹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공통 목표가 있다. 계약 만료가 눈앞으로 다가온 감독부터 새로 지휘봉을 잡아 의욕에 넘치는 감독까지,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결국 바라 보는 곳은 하나다.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다섯 팀 가운데 세 팀이 감독을 교체했다. 전임 감독이 명예 퇴진한 SK를 포함해 총 네 명의 사령탑 얼굴이 바뀌었다. 그 가운데 두 팀이 '구관', 다른 두 팀이 '신관'을 앞세워 새 도약을 노린다.
하위권 NC 이동욱 감독(왼쪽)와 KT 이강철 감독은 2019시즌 반등을 꿈꾼다. 연합뉴스 제공
최하위 NC는 가장 빠르게 새 감독을 찾았다. 이동욱 수비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이동욱 신임 감독은 2012년 NC 구단이 출범할 때부터 코치를 맡아 온 창단 멤버다. 1974년생으로 현역 사령탑 가운데 최연소. 경력이 일천한 젊은 감독인 만큼 계약기간도 짧고 몸값도 다른 감독들에 비해 적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계약금과 연봉으로 각 2억원을 받는다.
NC는 선수 시절 경력이 화려하지 않은 감독을 선임한 대신, 코치진을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구성했다. KBO 리그 최고 우완 투수 가운데 한 명이던 손민한과 통산 2000안타를 치고 은퇴한 이호준·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출신인 이종욱 등이 코칭스태프로 새롭게 합류했다. 무명 감독과 스타 코치진 사이의 균형 문제도 NC가 풀어 가야 할 숙제다.
kt는 창단 이후 3년 연속 최하위였고, 지난해 역시 9위로 시즌을 마쳐 '탈꼴찌'에 만족해야 했다. 하위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강철 두산 수석 코치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강철 감독은 해태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클럽하우스 리더였고 은퇴 이후에도 여러 팀에서 지도자로서 잔뼈가 굵다. 계약 기간 3년에 계약금을 포함한 총액 12억원을 받는다.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선수 시절 경력으로 최상위 레벨에 속한다. 1989년 해태(현 KIA)에 입단한 뒤 16년간 프로 선수로 뛰면서 KBO 최고 언더핸드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강철 감독이 남긴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단장 역할 수행 후 감독으로 보직을 바꾼 롯데 양상문 감독(왼쪽)과 SK 염경엽 감독. 연합뉴스, IS포토 제공
지난해 시즌 막바지까지 5위 싸움을 하다 밀려난 7위 롯데는 양상문 전 LG 단장을 곧바로 감독석에 '모셔' 왔다. 3년 재계약에 성공했던 조원우 전임 감독이 1년만 채우고 롯데 더그아웃에서 물러난 뒤였다. 양 감독은 롯데와 인연이 길고도 깊은 인물이다. 1985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뒤 1994년 롯데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에는 롯데 11대 감독으로 부임해 2005년 10월까지 팀을 지휘한 경력이 있다. 13년 만에 롯데 감독으로 복귀한 셈.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롯데 2군 감독과 1군 투수코치를 다시 맡기도 했다.
양 감독은 2014년 5월부터 LG 지휘봉을 잡았다가 2017시즌 종료 이후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결국 고향팀 롯데의 러브콜을 받고 현장으로 돌아왔다. 전국구 인기 구단인 롯데는 유독 감독이 성적에 대한 압박을 크게 받는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양 감독도 그 기대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5강 팀 가운데 유일하게 감독을 교체했다. 외국인으로는 첫 '우승 사령탑'이 된 트레이 힐만 전임 감독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힐만 감독의 후임으로 염경엽 단장이 선임됐다. 한국시리즈 우승 다음 날,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4억원·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사인했다. 연봉 7억원은 KBO 리그 감독 역대 최고액. 김태형 두산 감독·김기태 KIA 감독·류중일 LG 감독·김경문 전 NC 감독이 종전 최고인 연봉 5억원을 받았다.
2019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부터), 삼성 김한수 감독, 키움 장정석 감독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은 세 명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김한수 삼성 감독·장정석 키움 감독이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 이래 4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고, 그 가운데 우승컵을 두 차례 들어 올렸다. 다만 올해는 전력의 핵이던 포수 양의지가 NC로 떠났다는 것이 고민거리다. 김한수 감독은 부임 첫해인 지난해 삼성을 6위까지 끌어올리면서 희망을 봤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것이 재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다.
장정석 감독은 2년 전 운영팀장에서 감독으로 깜짝 발탁돼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부임 첫해와 달리 지난해는 키움을 플레이오프까지 이끌면서 저력을 인정받았다. 올해는 '감독 장정석'의 리더십을 정립해야 할 시즌이다.
KIA 김기태 감독(왼쪽부터), LG 류중일 감독, 한화 한용덕 감독. 지난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둔 김기태 감독과 류중일 감독은 2019시즌 반전을 노린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의 3위가 반짝 돌풍으로 끝나지 않게 저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다. 재계약 2년째를 맞은 김기태 KIA 감독과 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은 류중일 LG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사령탑'의 자존심을 걸고 칼을 갈고 있다.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시즌을 시작한 KIA는 간신히 정규 시즌 5위에 턱걸이한 뒤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마감했다. LG는 야심 차게 '우승 청부사' 류 감독을 영입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8위로 시즌을 끝내야 했다. 두 감독의 지도력에 눈길이 쏠리는 시점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사령탑 부임 첫해, 구단의 10년 묵은 '가을잔치' 한을 풀었다. 하지만 그만큼 구단과 팬들의 눈높이도 올라갔다. 지난해 3위 기록이 '반짝 돌풍'으로 끝나지 않게 저력을 보여 줘야 할 시기다. 강하게 마음먹고 단행한 세대교체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