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캄보디아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한다.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발맞춰 국내 시중은행들이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권으로 세력을 본격적으로 넓힌다.
2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1위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파이페이’와 상호 협력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파이페이는 2017년 6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25만 명의 사용자와 3500개 가맹점을 보유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용 금액은 1억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KB국민은행은 파이페이 가맹점 망을 통해 캄보디아 현지 디지털 뱅킹 플랫폼인 ‘리브 KB 캄보디아’의 현지 모바일 결제 편의성을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가맹점주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상품도 개발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그랩’의 캄보디아 법인과 MOU를 체결했다. 우리은행이 그랩과 손잡은 것은 우리은행의 캄보디아 법인인 WB파이낸스 및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와 그랩 캄보디아 간 제휴로 그랩 드라이버를 위한 저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그랩 드라이버를 위한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그랩은 2017년 캄보디아 진출로 프놈펜과 시엠립에서 오토바이·툭툭·승용차 등 차량 공유 서비스 및 그랩 리워즈·기업 고객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캄보디아의 민간 상업은행인 ABA은행과 1000만 달러 규모의 ‘신용장 확인’ 한도 계약을 맺었다. 한국 기업의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한 금융 업체 관계자는 “금액은 적지만 현지 터줏대감인 중국의 견제를 뚫고 양국 간 대외 경제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캄보디아는 2010년부터 매년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국가의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이곳을 국빈 방문해 정부 신남방 정책의 주요 대상국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은행 계좌보급률은 전체 인구 대비 50% 미만이라 ‘금융 블루오션’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이어진다.
한 은행 관계자는 “포화된 국내시장에서 캄보디아 같은 신남방 국가는 지방 은행들에 블루오션과 같다”며 “캄보디아 시장에서 국내 금융사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
정부의 신남방 정책과 맞물려 지방 금융지사의 캄보디아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 집무실인 프놈펜 평화궁에서 훈 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합의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