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 제작진이 지난 23일 방송에서 ‘버닝썬 VVIP’ 실체를 공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지난 3개월간 ‘버닝썬 사건’을 취재했다는 그알 측은 방송 예고편에서 "승리보다 VVIP를 조사해야 한다. 아주 나쁜 X이다"라는 제보자의 발언을 담아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시청자들은 본방송에서 VVIP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 기대했지만, 정작 본 방송에선 VVIP에 대한 특정 인물이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방송을 연출한 박경식 SBS PD는 28일 그알 제작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그것이 the 알고 싶다’에 출연해 그 이유를 전했다.
박 PD는 예고편과 달리, 본 방송에서 VVIP 정체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예고편이 나간 이후 본 방송이 나가기까지 한 주동안 VVIP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PD는 "우리가 분명히 예고편에서 VVIP 존재를 드러내긴 했다. 버닝썬 밖에서 김상교씨(버닝썬 폭행 사건 피해자)를 때린 사람은 명확했다. 버닝썬 안에서도 (CCTV를 보면) 먼 곳에서 (김씨를) 살짝 폭행하는 모습이 잡혔다. 이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제보가 들어왔었다. 예고를 낼 때까지만 해도 그 내용을 다루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고가 나가고 본 방송이 나가는 한 주 사이에 제작진이 생각했던 VVIP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제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원래 알고 있던 VVIP는 김모 씨였다. 그런데 실제로 (버닝썬 안에서) 때린 사람이 최모 씨라는 제보가 추가로 들어왔다"라며 "예고할 때까지 알려져있던 VVIP는 김모씨였다. 그러나 본방송 전 일주일 사이 들어온 제보는 최모씨라는 거다. 최씨 지인에게도 연락이 왔고, 이문호 버닝썬 대표도 최씨가 때렸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타 방송사에는 김상교씨 최초 폭행자를 김씨라고 했다. 제대로 된 팩트를 내보내려고 김씨와 최씨의 차이점을 따져봤다"며 추가 취재 사항을 전했다.
그는 예고편 당시 김씨를 VVIP로 생각했던 이유에 대해 '클럽 가드(Guard)'라는 최씨의 발언 때문이었다고 했다. "(추가 제보 전 상황에서) 최씨는 자신의 직업을 클럽에서 '가드(Guard)'라고 밝혔다고 했다. 반면 다른 제보자들은 가드의 정복(유니폼)이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사복을 입고 돌아다닐 수 없다고 했다"라며 "CCTV를 봐도 (버닝썬 안에서 김상교씨를 폭행한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회색 티를 입고 있다. 가드는 (클럽) 안에서 그런 복장을 입을 수 없으니까, 최씨가 아닌 김씨일 것이라는 게 그 분들의 논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취재 결과 최씨는 가드가 아니고, 최씨도 VVIP로 불릴 만한 위치에 있을 사람이었다. 그러다보니 우리 입장에서는 헷갈렸다. 최씨가 가드가 아니라면 (최초 폭행자가 정말) 최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겼다. 덩치도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본 방송 전 들어온 추가 제보가 신빙성이 있었다는 의미다. 박PD는 "김씨가 VVIP라는 게 명확했다면 방송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VVIP라 추정되는 이가 김씨인지 최씨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을 할 순 없었다). 좀 더 체크할 시간이 필요했다"라며 "후속편 이야기도 있으니까 조금 더 준비해서 내보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