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 SK핸드볼코리아리그 남자부 득점왕을 수상한 하남시청 박광순.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젊은 선수의 득세와 베테랑의 저력을 모두 확인했다.
SK 핸드볼 코리아리그가 지난 8일 열린 여자부 삼척시청과 부산시설공단 경기를 끝으로 정규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남자부는 두산이 전승 우승을 거뒀고, 여자부는 부산시설공단이 디펜딩 챔피언 SK슈가글라이더즈를 제치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끈 정의경(두산)과 류은희(부산시설공단)는 MVP로 선정됐다.
개인 타이틀 주인공도 모두 가려졌다. 리그가 출범한 2011시즌 이후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선수들이 주인공이 됐다. 남자부 득점왕은 하남시청 박광순(23) 도움왕은 인천도시공사 심재복(32)이 차지했다. 여자부 득점왕은 인천시청 송지은(23) 도움왕은 서울시청 송해림(34)이 1위에 올랐다.
득점 부문 경쟁은 리그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박광순은 올 시즌 신인이다. 최현호 JTBC3 해설위원이 "2~3년 안에 대표선수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장담한 선수다. 뛰어난 신체 조건(187cm·98kg)을 활용한 힘 있는 돌파와 타점 높은 슛이 강점이다. 마치 피봇이 백라인에 나와서 공격을 이끄는 인상을 준다. 1라운드부터 득점 부문 선두를 지켰다. 지난 1월 열린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견문을 넓힌 뒤 자신감까지 붙었다. 시즌 159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남자부 득점 부문 2·3위는 상무피닉스 최현근(26)과 박영준(25)이다. 백업 선수가 없는 소속팀 사정 탓으로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다. 득점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점을 감안해도 뛰어난 득점력을 증명했다.
여자부 득점왕을 수상한 인천시청 송지은.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여자부 득점왕 송지은의 기량도 물이 올랐다. 주니어 대표 시절 국제 대회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결정력을 증명한 선수다. 슛 타이밍이 빠르고, 수비를 달고 돌파한 뒤 동료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기술도 탁월하다.
시즌 초반에는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1월 초 복귀 이후에는 인천시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시즌 막판 9연승을 이끌기도 했다. 선수는 "예전보다 승부욕이 커지고, 코트 위에서 목표 의식이 뚜렷해졌다. 기량은 더 나아져야 한다"고 했다. 발전 여지가 남아 있다. 임오경·오성옥 그리고 김온아(SK슈가글라이더즈)로 이어지는 대형 센터백 계보의 차기 주자로 손색없다.
도움왕을 수상한 인천도시공사 심재복(왼쪽)과 서울시청 송해림.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반면 도움왕은 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차지했다. 남자부 심재복은 2005년 데뷔했다. 핸드볼큰잔치 시절인 2007시즌에 어시스트왕을 차지했지만, 핸드볼 코리아리그 출범 이후엔 처음이다. 시즌 초반 "어시스트왕을 노린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자신의 말을 지켰다. 30대 중반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근성 있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동료에게 기회를 열었다.
송해림은 핸드볼큰잔치 시절이던 2003~2004시즌 신인왕이다. 20세 때 국가대표로 발탁될 만큼 뛰어난 자질을 인정받은 선수다. 일본 무대에 진출해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서울시청으로 돌아온 뒤 팀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비록 서울시청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송해림은 MVP 류은희를 제치고 리그 최고의 도우미가 됐다.
남자부 도움 순위 상위권에도 베테랑이 많다. 정수영(하남시청) 정의경이 2·3위를 차지했다. 리그 최고의 센터백 김온아도 여자부 3위에 올랐다. 리그 전체로 볼 때 신구 조화가 돋보인 시즌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이뤄질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