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국내 선발진이 고난을 겪고 있다. 대체 선발로 투입됐던 김민우(24)마저 선발진에서 이탈해 또다시 새 얼굴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14일 고척 키움전에 앞서 "김민우는 아직 마운드에서 싸울 수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1군 등록을 말소했다. 이어 "어차피 지금 팀 상황이 안 좋은 시기라 마운드에 더 변화를 주고 싶어서 그렇게 결정했다"며 "새 선발투수는 더 고민한 뒤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꾸준히 선발로 기회를 얻었던 김민우는 올해 3선발 김재영이 개막 한 경기 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뒤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됐다. 하지만 3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56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첫 등판인 지난달 31일 NC전(5이닝 3실점)과 지난 6일 롯데전(4이닝 6실점)에서 연이어 부진했고, 가장 최근 등판인 13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4⅔이닝 9피안타 4볼넷 5실점(4자책)으로 믿음직스러운 피칭을 하지 못했다.
한화는 13일까지 4연패에 빠진 데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5.15로 9위에 머물고 있다. 결국 한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소용돌이가 멈추지 않는다. 한화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외국인 투수 두 명에 국내 선발 김재영·박주홍·김성훈 트리오로 꾸렸다. 하지만 김재영은 부상, 김성훈은 제구 난조로 각각 한 경기만 던지고 로테이션을 이탈했다. 박주홍은 세 경기에 나섰지만, 지난 12일 키움전에서 3⅓이닝 5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부진해 역시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했다. 개막 한 달도 안 돼 국내 선발 세 명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김성훈 대신 선발진에 합류한 장민재가 안정적인 투구 내용으로 자신의 자리에 안착하고 있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하지만 남은 두 자리는 아직 변수가 많고 미지수투성이다. 일단 박주홍을 대신해서는 과거 선발 경험이 많은 불펜 이태양이 다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로 했다. 김민우마저 빠지면서 남은 한 자리에는 1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문동욱이 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문동욱은 올 시즌 1군 기록이 없지만,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선발 3경기)에서 19이닝을 던져 2승, 평균자책점 3.32로 좋은 성적을 냈다.
한 감독은 "우리 팀은 계속해서 꾸준히 만들어 가야 하는 팀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계속 주고 있는데 생각만큼 올라오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아쉬워하면서 "물론 잘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아직은 전체적으로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민우 대신 1군에 올라온 선수는 왼손 김경태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7경기에 나와 9이닝 동안 1점(비자책)만 내주면서 1승 3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다만 김경태는 선발이 아닌 불펜에 수혈된다. 한 감독은 "김경태가 2군에서는 잘 던졌는데 그동안 1군에서는 좋은 피칭을 하지 못했다"며 "불펜진에 왼손 투수가 필요해 김경태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