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이하 '마리텔V2')가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박진경, 권해봄 PD가 금요일 오후 10시대 시청률, 화제성 사수작전을 벌이고 있다. 상대는 만만치 않다. tvN '스페인하숙', SBS '열혈사제'와 상대했고 이젠 새 금토극과 시청률 경쟁을 펼쳐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 PD에겐 같은 장르의 예능보다 드라마가 더 무섭다고 입을 모은 두 사람. 특유의 색을 살리면서도 보다 넓은 시청층을 품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출연했던 사람 중 '제2의 백종원'이 있나. 박진경 PD(이하 박) "야노시호와 강부자 선생님이 인상적이었다.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기 전이라서 그렇지 시즌1 때 자리가 잡힌 상황에서 투입됐다면 지금보다 화제가 됐을 것이다. 금요일 오후 10시대가 시즌1이 방송되던 심야대와 타겟층이 다르다. 그 시간대에는 30, 40, 50대 여성 시청자들이 가장 많다. 10, 20대는 없다. 특히 남자는 거의 없다. 그래서 여성 시청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구성을 하려고 하는데 인터넷 방송은 또 어린 시청층이 많이 본다. 양쪽이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쪽으로 고려하고 있다." 권해봄 PD(이하 권) "강부자 선생님이나 야노시호가 공간적 제약 때문에 매력을 못 보여준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나왔던 분들도 매력을 좀 더 발산하게 하기 위해 변주하려고 한다. 그분들도 연달아서 더 붐을 이끌 수 있으면 좋은데 스케줄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다. 앞으로 좀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다른 방향도 기획 중이다."
-특히 야노시호는 30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가 아닌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3040 여성들의 워너비다. 생방송을 하니 일본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일본어 채팅이 많이 올라왔다. 언어 설정상 삭제됐지만, 양국에서 반응이 좋았다."
-그럼 이들을 또 만나볼 수 있나. 박 "초반에 연달아서 하고 싶었는데 강부자 선생님은 연극 스케줄이 있었다. 방송 이후 프로축구 구단들에서 문의가 많이 왔다. 행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때 게임으로 중계 방송을 했었는데 실제 축구 경기를 보면서 중계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실제 경기장에 갈 것이다. 또 야노시호와 함께 하와이에 가서 생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추)사랑이도 보고 오려고 한다. 해외에 가는 것은 시즌 1때부터 숙원사업 같은 것이었다. 이번에 해보려고 한다. 날씨도 풀어졌으니 실내뿐 아니라 야외 모습도 많이 나올 것 같다."
-혹시 백종원도 스케줄을 조율 중인가. "센 카드긴 하지만 일단 비밀, 그건 비밀이다.(쉿)"
-프로그램이 천천히 진행되는 느낌이다. 박 "시즌1 때는 급하게 진행을 많이 했다. 시의성에 맞춰 빡빡했는데 이번에는 오후 10시대를 고려해서 좀 더 익숙해지는 시간을 주고자 한다. 콘텐츠에 익숙해질 시간과 추이를 보고 있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가고 있다. 급격하게 바꾸면 적응을 못 하는 시간대이기도 한 것 같다."
-편집을 한 방송이 생방송보다 B급 재미가 더 살아 있다는 평이다. 박 "시즌 1때부터 고생하면서 만든 것이다. 그때도 편집으로 웃음을 만들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약간 시즌1에 대해 미화가 된 게 있는 것 같다. 시즌1이나 시즌2나 비슷하다. 그때도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다." 권 "V2 타이틀을 달고 나온 만큼 지난 시즌과 똑같은 그림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김풍이 자취생을 위한 요리를 다른 프로그램에서 많이 보여줬기에 요리를 해도 좀 다르게, 축구선수들을 불러서 축구 얘기하는 건 해봤으니까 70대 할머니가 축구 해설을, 게임 제작 콘텐츠로 춤을 녹여냈다. 야노시호는 이원방송 통역으로 재미를 살렸다. 실험적인 것들을 계속 생각하고 있고 다른 것, 새로운 것을 전달하고 싶어 노력하고 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권 "시청률에 도움이 되지 않아도 새로운 그림을 콘텐츠로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많다. 그 부분에 대해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단순히 시청률이라는 지표로 평가받긴 어렵다."
-이젠 1인 방송이 너무도 익숙해졌다. 박 "시즌1 이후 V앱도 나오고 유튜브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10, 20대 시청자들한테는 새로운 느낌보다는 익숙한 재미로, 인터넷 미디어가 익숙해진 만큼 익숙한 느낌으로 좀 더 많은 시청층을 끌어들이고 싶었다. 선택지가 많지만 심야보다는 조금 더 앞시간으로 당긴 만큼 익숙함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뽑아보고자 했다."
-신선함이 떨어져 보일 수 있는 단점이 있지 않나. 박 "그건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 파격적인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 이 편성 시간대랑 많이 안 어울린다. 그래서 현재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알리고 그 이후에 새로운 시도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인터넷 방송에 익숙하지만 TV로 진출하기 힘든 것들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잘 녹일 수 있는 요소들이 아직 많다. 그런 시도들을 해볼 것이다."
-김구라는 '마리텔'의 아버지 같은 존재가 아닌가. 박 "김구라와 100회 함께 했고 여러 가지 바뀌는 토픽에 대해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실제 성격도 그렇고 온갖 주제에 관심이 많은 유일무이한 MC인 것 같다." 권 "이번 방송에선 방송인 장영란과 함께 자녀 성교육을 진행했다. 성교육이라는 콘텐츠를 어떤 MC가 그렇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재미를 풀어줄 수 있을까 싶다. 김구라 말고는 잘 안 그려진다." 박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한 명 정도는 이끌 캐스트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김구라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물론 여러 질환을 겪으면서 입담이 무뎌지긴 했더라.(웃음) 하지만 점점 방송을 진행하면서 야생성을 다시 끌어올려 가고 있다." 권 "확실히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말로는 돈 때문에 하는 거라고 하는데 확실히 차별점을 가진 프로그램이고 계속 새로운 주제를 배워나가는 것이니 그런 부분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박진경 PD는 TV 출연에 대한 욕심이 없나. 박 "연출을 해야 해서 어디 들어갈 수 없다. 녹화 때 양쪽 귀로 다른 걸 들으면서 눈으로 다섯 화면을 보며 진행한다. 이외 다른 역할은 못 한다. 한 테이블 넘어가면 힘들다. 한계가 4명이다. 난 방송 부적격자다. 해봄이는 타고난 친구다. 순발력이 엄청나다. 눈여겨보는 게 출연자들의 순발력이다. 라이브에서 나오는 날 것들이 좋다."
-내부적인 평가는 어떤가. 박 "4회 광고 모두 완판됐다. 추가 광고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PPL도 많이 들어와서 다 못하고 있을 정도다. 방송국에서 전국 시청률보다 수도권 혹은 2049 시청률 추이를 본다. 해당 수치로 보면 상위권에 있는 경쟁 프로그램에 비해 큰 격차가 없다. 전국 시청률과 2049 비율을 보면 눈에 띄게 많다. 화제성 역시 2위로 다시 올라갔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왜 '마리텔V2'로 돌아왔나. 박 "보여줄 게 없었다면 시즌2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할 게 없어서 한 게 아니다. 앞으로를 길게 보면서 지켜봐 달라."
-관전포인트를 꼽아달라. 박 "힘든 시간대에서 시작했고 타이밍도 론칭하기 최적의 타이밍은 아니었다. 내실을 다지면서 트위치라는 플랫폼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방송 같은 경우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애견, 자녀 성교육 등을 다루고 있다. 40대 여성들이 궁금해할만한 포인트들이 많아서 방송상 봐도 유익할 것 같다. 그러면서 외국인 방송도 넣어봤다. 시청층을 고려해서 아이템을 매치하고 있다. 천천히 내실을 쌓으면서 이 시간대에 '마리텔'을 하고 있다는 홍보 기간이라고 생각하겠다. 언제 틀어도 재밌는 프로그램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게 하겠다. 드라마나 잔잔한 예능들과 반대되는 재밌는 걸 보고 싶다면 MBC로 올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