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모처럼 상승 곡선을 탔다. 젊은 투수들의 분전이 반갑다. 기대 요인도 영건 투수 합류다.
롯데는 5월에만 7연패 두 번을 당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주축 타자 다수가 타격 침체에 빠지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투수진 전력과 수비력도 헐거웠다. 총체적 난국이 이어졌다.
지난주 열린 상위팀 NC, 상대 전적에서 열세던 삼성과 3연전은 벼랑 끝 대결이었다. 어렵게 반등했다. 모두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마쳤다. 시즌 세 번째 2연속 우세 시리즈. 손가락 부상에서 복귀한 민병헌이 가세하며 타선에 짜임새가 생겼고, 불펜진도 리드를 지켜 냈다.
6월 첫 경기던 사직 삼성전 6-1 승리는 의미가 있다. 시작과 끝에 젊은 투수들이 있었다.
신인 우완 사이드암 투수 서준원(19)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전 다섯 경기에서 타격감이 침체된 삼성 타선이 상대였지만, 박빙 대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선발 데뷔전이던 5월 26일 사직 LG전에서는 빗맞은 안타 2개를 허용한 뒤 무너졌다. 정상 투구는 위력이 있었다. 선발진에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상대 추격 기세를 꺾은 투수는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박진형(25)이다. 마무리 투수 구승민이 5-0으로 앞선 9회초 1사 이후에만 연속 4안타·1볼넷을 내주며 3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박진형은 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박해민을 루킹 삼진, 손주인을 땅볼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 냈다.
2017시즌에 셋업맨으로 활약하면서 후반기 상승세를 이끈 주역이다. 어깨 부상 재활이 길어지면서 전력으로 기대받지 못했지만, 소속팀의 위기 때 불펜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아직 빠른공의 구속은 시속 140km대 초반이다. 구위 회복은 진행형이다. 그러나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인정한 배포는 여전하다. 양상문 롯데 감독도 피하지 않은 투구를 칭찬했다. 전 클로저 손승락이 비교적 부담이 크지 않은 등판 상황에서도 부진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진형의 존재는 단비다.
올 시즌 롯데의 최하위 추락은 마운드 전력 탓이다. 선발과 불펜 모두 사령탑의 기대와 평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큰 반등 기대 요인도 마운드다.
롯데 '안경 에이스' 계보를 잇는 박세웅(24)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재활 막바지에 이르렀다. 세 차례 라이브피칭을 마쳤다. 실전 투입만 남았다. 당초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에 복귀할 것으로 보였다. 6월 내 복귀도 기대할 수 있다.
시즌 중 일본 연수라는 이례적 관리 대상이 된 윤성빈(20)도 귀국 이후 팀 합류를 앞두고 있다. 2017년 1차 지명 유망주던 그는 기대보다 성장세가 더뎠다. 구단은 기술과 멘탈 성장을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3주 일정으로 그를 일본 구단 지바 롯데에 보냈다. 투구 밸런스와 의욕 향상이 기대된다는 보고를 받았다. 실전을 통해 확인할 사안이다. 일단 윤성빈의 합류는 선발과 불펜 활용 모두 도움될 수 있다.
최근 롯데 타선은 리드오프 민병헌이 손가락 부상에서 복귀한 뒤 짜임새와 무게감이 더해졌다. 부진이 길어지던 손아섭도 지난 2일 삼성전에서 홈런을 쳤다. 마운드 강화까지 이뤄지면 2017·2018시즌 보여 준 뒷심 재연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