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를 낚은 김승희 대전 코레일 감독은 4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3부리그 격인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팀 대전 코레일은 지난 3일 열린 2019년 FA컵 8강전에서 K리그1(1부리그) 강원 FC를 2-0으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강원은 현재 1부리그 5위에 올라 있는 강팀이다. 후반 23분 이근원의 결승골로 리드를 잡은 코레일은 추가 시간 터진 이관표의 쐐기골로 승리를 확정했다. 이번 대회 참가한 내셔널리그 8팀 중 4강에 오른 건 대전 코레일이 유일하다. 김 감독은 "대전 코레일 팬과 코레일 직원들에게 승리를 안겨 줄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전 코레일은 단기전의 강자로 유명한 올 시즌 FA컵에서 K리그 강호들을 차례로 무너뜨리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전 코레일은 대회 16강에서 K리그 2(2부리그) 서울 이랜드 FC를 2-0으로 물리치고 8강에 합류했다. 앞선 32강전에서는 당시 1부리그 선두를 달리던 울산 현대를 2-0으로 잠재웠다. 울산은 대전 코레일에 패하기 전까지 리그와 컵대회에서 11경기 무패(8승3무)를 기록 중이었다. 대전 코레일은 올해 아쉽게 놓친 컵대회 내셔널선수권대회에서도 경주한국수력원자력(경주한수원)과 더불어 공동 최다 우승(3회) 기록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항상 축구를 보러 다니지만, 강원전을 앞두고 현장을 찾아 더 유심히 봤다. 요즘 워낙 영상도 많고 구하기도 쉽지만, 현장에서 보면 전체적인 전술은 물론 벤치의 움직임을 함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이 0-4로 뒤지다 5-4로 뒤집은 경기도 춘천까지 가서 직접 봤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최근 인천과 경기까지 본 덕분에 FA컵에 나설 멤버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강팀을 상대로 패하지 않는 비결을 묻자 "우리는 상위리그 팀과 경기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최대한 욕심 내지 않고 해야 할 것만 집중하려고 했다"라며 "협력 수비를 견고하게 하게 했다. 강팀이기에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도자는 어디까지나 우승을 목표로 잡고 대회에 나선다. 매 경기 집중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최선을 다해서 우승 트로피를 노려 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재개하는 정규 리그에서도 선전을 다짐했다. 대전 코레일은 현재 6위에 처져 있다. 김 감독은 "우리팀은 현재 세대교체 시기다. 컵대회와 달리 리그에선 많은 선수들에게 주는 편"이라면서도 "FA컵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인데, 이 기운을 받아서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 내셔널리그 12라운드 경기 일정(5·6일) 부산 교통공사-목포시청(부산 구덕운동장 5일 오후 7시) 경주한수원-김해시청(경주시민운동장 6일 오후 5시) 창원시청-강릉시청(창원축구센터) 천안시청-대전 코레일(천안축구센터 이상 6일 오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