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5월 14일 kt전부터 7월 5일 LG전까지 양현종(31)이 등판한 10경기에서 8승2패를 올렸다. 이 기간 KIA는 22승23패(승률 0.489)를 올렸으니, 양현종이 등판한 경기에서 승률이 훨씬 높다. 그의 등판은 동료들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성적으로 '에이스'를 증명한 그는 책임감 역시 마찬가지다.
양현종은 6월 29일 수원 kt전에서 왼쪽 내전근 미세 통증으로 3-0으로 앞서던 5회까지만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음 날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2014년 이후 리그에서 유일하게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양현종에게 로테이션을 걸러 주며 한 차례 휴식을 부여하는 쪽으로 고려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다음 등판에 지장이 없다"며 강한 등판 의지를 전했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진 결과 단순 근육 뭉침 진단이 나왔고, 박 대행은 "우리팀 에이스인데 선수 의사를 따라 줘야죠"라며 차질 없이 다음 등판을 예고했다.
지난 5일 LG전, 양현종은 기대와 우려를 모두 안고 나선 경기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8연승. 투구 수는 80개로 적었지만, 점수 차가 벌어진 만큼 박 대행은 양현종을 무리시키지 않으려고 일찍 교체했다. 그는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 주고 수비에서도 도와줘 좀 더 힘을 얻어 여유 있게 던질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몸 상태에 대해선 "아프지 않은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 이상 없다"고 강조한 그다.
양현종은 "내가 로테이션을 지켜 줘야 한다"며 책임감을 강조했다. KIA는 이번 시즌 6일 현재 선발승이 22승(8위)인데, 양현종이 그중 절반에 가까운 41%(9승)를 차지한다. 5인 로테이션을 감안하면 나머지 4명이 59%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5승)와 제이콥 터너(4승)는 이탈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나 기복이 심하고, 홍건희·김기훈·차명진 등 신예 선발진은 아직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최근 몇 년간 에이스를 맡은 그는 "우리팀 선발진이 좋은 상황은 아니다. (팀이나 불펜진이) 많이 힘들 테니 내가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13년째 타이거즈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5일 경기에선 KBO 리그 역대 11번째로 6년 연속 100탈삼진을 달성했다. 타이거즈 출신으로는 선동열·이강철에 이어 역대 3번째, 다만 구단 좌완 투수만 놓고 보면 양현종이 최초다. 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그는 "타이거즈 좌완 최초 기록이라 영광스럽고 뜻깊다"고 뿌듯해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항상 "아프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며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