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극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로맨스를 내세웠지만 사실은 임수정(배타미)·이다희(차현)·전혜진(송가경)의 욕망에 대한 얘기였다. 자기 청춘을 바친 유니콘에서 부당 해고당한 임수정의 복수 욕망, 어릴 때부터 우상이었던 전혜진을 지키려는 이다희의 욕망, 사라지겠다는 꿈을 이루려는 전혜진의 욕망이 합쳐져 '검블유'를 완성했다.
시청자들이 세 여자에게 열광한 건 이 욕망을 감추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내고 쟁취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싸웠고 싸우다가도 필요하면 연합했다. 멋지고 스타일리시한데 일까지 잘하고 능력을 인정받는 이들은 다른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않은 여성상이자 많은 사람이 되고 싶은 모습이었다.
임수정은 비혼주의자인 30대 여성을 연기하며 공감을 자아냈다. 끝내 장기용(박모건)과 이별했지만 다시 만나는 결말도 임수정이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었다. 임수정의 마지막 대사처럼 같은 이유로 싸우고 또 헤어질 수 있지만, 현재의 감정에 충실히 하는 법을 배운 임수정이 당당하게 사랑하는 걸 더 보고 싶다. 폭행 전과가 있지만 생각보다 사랑스러운 이다희도 떠나보내기 아쉽다. 특히 '검블유'가 발견한 보석 같은 배우 이재욱(설지환) 캐릭터도 더 궁금하다. 이다희는 걸크러시의 정석 같아 보였지만 아침드라마를 좋아하고 이재욱을 덕질하고 입대를 앞두고 엉엉 울고 그런데 군대 앞에선 진하게 키스하는, 예측할 수 없는 매력으로 시청자를 매료했다. 이다희는 이재욱을 기다렸을지, 이재욱은 전역 후 인기 배우가 됐을지, 두 사람의 연애는 실검에 올랐을지 시즌2에서 풀어낼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결혼, 이혼 다 해봤지만 연애는 안해본 전혜진과 지승현(오진우)이 '검블유'의 히든카드였다. 전혜진은 치밀하고 정의로운 계획으로 예수정(장희은)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렸고 소원대로 사라질 수 있게 됐다. 지승현은 전혜진을 짝사랑하겠다고 했고 이다희의 대사 "하겠다고 한 거 계속하고 있다"를 들은 전혜진은 기분 좋게 미소지었다. 유니콘을 사퇴한 전혜진의 커리어도 궁금하고, 전혜진과 지승현이 어떤 연애를 할지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