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녀석들'이 5년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드라마의 장점을 살리면서 영화만의 스타일까지 과감하게 접목시켜 통쾌한 사이다 액션물을 탄생시켰다. 새 식구가 합류해도, 특유의 팀 플레이는 여전히 살아있다.
3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나쁜녀석들: 더 무비(손용호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손용호 감독과 주연배우 김상중, 김아중, 장기용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현재 영국 런던에서 마블 영화 '이터널스'를 촬영 중인 마동석은 일정상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강력 범죄자들을 모아 더 나쁜 악을 소탕한다'는 동명의 원작 드라마 속 독보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탄생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사상 초유의 호송차량 탈주 사건이 발생하고, 사라진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다시 한번 뭉친 나쁜 녀석들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손용호 감독은 "영화는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케일과 액션, 그리고 조금 더 밝아진 코미디에 중점을 뒀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원작의 팬으로서 모험적인 마음을 안고 시작했지만 '나쁜 녀석들이 나쁜 놈들을 잡는다'는 콘셉트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전설의 주먹 박웅철(마동석), 설계자 오구탁(김상중)을 중심으로 감성사기꾼 곽노순(김아중), 독종신입 고유성(장기용)을 추가해 개성 강한 4인의 '나쁜 녀석들' 팀 플레이를 완성했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판에도 합류한 김상중은 "드라마를 통해 오구탁이라는 인물을 한번 해봤기 때문에 영화를 하는데 있어서 '새롭게 캐릭터를 준비해야겠다'는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다른 배우들에 비해 이득을 본 것 같다"며 "다만 영화 속 오구탁의 상황은 드라마와 다소 다르다. 딸이 없는 상태에서 병도 걸렸고, 그럼에도 미친개들을 모아 나쁜 놈들을 잡는다. 연기를 하는데 어렵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에서 하지 못했던 섬세함을 보여드리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에서는 총도 많이 쏴 '원샷원킬'이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는 것도 좋다. 물론 온 몸 던져 액션을 소화한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는 거저 먹었다"며 "새롭게 합류한 김아중, 장기용도 드라마를 보며 어떤 분위기인지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내가 어떤 팁을 전하지는 않았다. 굳이 조언하지 않아도 자기 것들을 알아서 너무 잘했다"고 칭찬했다.
김아중은 "팀 플레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에 주력했다. 사기꾼으로 소개되지만 사기를 치는 것이 주된 목표가 아니다. '전략을 짜고, 브레인으로서 역할을 해야겠다'는 것에 가장 많이 신경썼다. 감독님께서 '박노순 캐릭터는 처음부터 김아중과 함께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시나리오를 보여주셨을 때, 내가 그간 보여줬던 유머나 위트가 담겨있어 감사하고 반갑기도 했지만, 반면 '나쁜놈들을 잡는 장면에서도 묻어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위화감 없이 녹아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박노순의 매력에 대해서는 "사실 매력까지는 생각을 많이 못하고 연기했다. '보는 분들이 찾아 주시겠지'라는 마음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끝까지 전략가인척 하는 능청스러움이 가장 큰 매력 아닌가 싶다"고 읊조려 웃음을 자아냈다.
대세 장기용은 '나쁜 녀석들: 더 무비'를 통해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스크린 데뷔작이다"고 스스로 여러 번 언급한 장기용은 "어제 설레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었지만 좋은 선배님, 좋은 사람들과 작업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의 첫 영화이자, 오래 오래 기억될만한 작품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장기용 역시 '한 팀'으로 보이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강도높은 액션까지 소화하며 특유의 굵직한 매력을 뽐낸 장기용은 "'튀지 않고, 조화롭게 선배님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액션이 80~90% 비중을 차지해 촬영 2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 열심히 다니기도 했다. 다치지 않으면서 시원하고 경쾌한 액션을 선보이려고 했는데 막상 부딪치려니 쉽지 않더라. 마동석 선배님의 지휘 아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또 "고유성은 싸움을 엄청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하지 못하는 허당기가 있다. 귀여움도 있는 것 같다. 겉으로는 세 보이지만 속은 착한 친구라 생각했다"며 "그런 것에도 재미를 느껴 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레 자신했다.
배우들은 이날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한 마동석에 대한 그리움도 표했다. 김상중은 "아무래도 마동석 생각이 많이 난다. 오늘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영화 속 모든 웃기는 상황을 애드리브로 처리한 것은 아니다. 각본에 의해, 철저한 계산에 의해 만들었다. 근데 마동석은 어쩜 그걸 진짜 애드리브인 것처럼 연기 하는지 배우고 싶더라"며 "조금 전에 문자를 했다. '동석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더라. 대신 말씀을 전해 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아중과 장기용도 "영화를 보니까 마동석이 더욱 생각난다"며 "런던에서 잘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장기용은 "평소 마동석 선배님의 위트와 농담, 재치를 좋아했다. 그 모든 것을 현장에서 내 눈으로, 귀로 직접 보고 듣게 되니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며 재미를 유발하는 인공호흡 신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폭신했다. 하기 전에 선배님과 함께 가글을 3번 정도 했던 것 같다. 내가 감기에 걸려 있었는데 선배님이 다음 날 감기에 걸리셨다고 하더라"고 깜짝 고백하기도 했다.
영화 역시 드라마처럼 시즌제를 염두한 결말이 눈에 띈다. 손용호 감독은 "시즌제는 지금 섣불리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다만 영화도 열린 결말로 만든 것은 맞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이번 영화를 어떻게 봐 주시냐에 따라 속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귀띔했다.
김상중은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면 속편을 기획하지 않을까, 속편이 기획되면 자연스레 출연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무엇보다 속편을 해야 내가 속이 편할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센스 넘치는 입담을 발휘했다.
'추석엔 액션' 흥행 공식을 완성할지 주목되는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11일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박세완 기자 / 영화 '나쁜녀석들: 더 무비'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