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한국은행이 내달 또 한 번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에서는 2~3% 이상 고금리 특별판매 예·적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과 은이 주목받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리 2~3% 미만 구간 정기예금’의 비중은 7월 말 기준 5.7%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2% 미만 구간 예금’ 비중은 94.3%로 대부분을 차지, 은행권 예금상품 대부분이 2%가 되지 않는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젠가부터 2~3%대 상품을 찾기 힘들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8월말을 기준으로 봐도 세전이자율 기준 2%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은 광주은행의 ‘쏠쏠한마이쿨예금(2.05%)’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수협은행 외화정기예금 특판(2.81%), 제주은행 사이버우대정기예금(2.40%),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2.30%) 등 상품을 볼 수 있었던 것과 상반된다.
정기적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공시에 따르면 올 8월말 기준 광주은행의 ‘해피라이프여행스케치적금3(3년 만기 세전이자율)’가 2.40%로 최고금리 적금상품으로 등록돼 있다.
지난해 8월에만 해도 전북은행의 직장인목돈마련 적금(3.50%)이나 SC제일은행 퍼스트가계적금(3.10%), 부산은행 아동대상적금(3.00%) 등 3%대 금리의 적금이 특판 상품으로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내린 탓이다.
이처럼 저금리 기조의 지속 전망이 나오고 ‘고금리 특판’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고객들은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역시 금이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금 통장(골드뱅킹)’은 특정은행에서 금통장을 만들어 입금하면 예금액만큼 금을 0.01g 단위로 적립해주는 상품으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골드테크’, KB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우리은행의 ‘우리골드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금에 이어 투자자들의 관심은 은으로도 이어지며,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우리은행에서는 실버바 판매 누적액이 9억3657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액인 7억1580만원을 넘어선 수치다.
실버바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자 NH농협은행도 2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10일까지 1㎏짜리 실버바 88개가 판매됐으며, 영업일 기준 일주일 새 8500만원어치가 팔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버바를 안전자산으로만 생각하고 매입에 나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은값은 가격 등락폭이 큰 편이고, 언제라도 현금화할 수 있는 금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