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가 직접 그린 그림이 드라마에 등장했다. 25일 방송된 SBS 금토극 '배가본드'에서는 극중 무기 로비스트 제시카 리를 연기 중인 문정희가 한 그림을 소개했다.
극중 F-X사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되고 문정희가 국방부장관 최광일(박만영)을 포함한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축하자리를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샴페인을 터뜨리며 분위기가 차츰 오를 무렵 문정희는 그림들을 선보이며 경매를 진행했다. 당시 월담 김성훈 화백의 작품이라며 "설명 안 드려도 너무 유명해서 다들 아시겠네. 다들 시가가 궁금하시죠? 블랙마켓에서 약 40만 달러(한화 4억 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어요"라는 말을 던져 참석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문정희가 거론한 김성훈 화백은 가상의 인물이었지만 그림은 하정우가 2018년 그린 것이다. 김성훈은 하정우의 본명이다. 2010년 본격적인 화가로 데뷔한 하정우는 국내외에서 이미 수 십 차례 개인전을 개최했다. 팝아트와 독일 표현주의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그의 그림은 사람을 단순화하고 쉬운 형태로 변화시켰다. 많은 미술 평론가들과 관객들 또한 그의 작품에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이번에 '배가본드'에 나온 그림은 2018년 7월 모 갤러리에서 전시된 작품으로 평소 주변 사람 또는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을 모델로 그리는 만큼 이번 작품 또한 그 범주에 속한다. 공교롭게도 이때 하정우가 출연했던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전시회 또한 자연스럽게 연장돼 이 작품이 많은 대중들과 만났다. 그림의 오른편에는 '2018 HAJUNGWOO'라며 사인을 남겨놓았다. 이는 방송에도 살짝 공개돼 눈길을 붙잡았다.
그렇다면 하정우의 그림이 드라마에 어떻게 출연했을까. '배가본드' 제적진은 "장영철·정경순 작가가 하정우와 인연이 있어 그림 출연이 가능했다. 극중 그림이 필요했던 두 작가는 자초지종 설명을 하면서 그림 대여를 요청했고 하정우는 흔쾌히 그림을 빌려줬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방송을 통해 하정우의 그림이 공개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했고 이미 전시회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 그림을 알고 있더라. 이 자리를 빌어 작품을 선뜻 내준 하정우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게 되는 드라마. 매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 하반기 지상파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