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트레이드 여파로 농구계가 시끌시끌한 가운데 묵묵히 승리를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나란히 반등 기회를 잡은 서울 삼성과 안양 KGC인삼공사다.
휴식일이었던 월요일을 한바탕 뒤집어놓은 울산 현대모비스-전주 KCC간 트레이드 후폭풍이 일주일 내내 거셀 전망이다. 트레이드 당사자인 두 구단은 물론, 10개 구단과 농구인들까지도 이번 트레이드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트레이드 다음날 곧바로 경기에 나선 라건아와 이대성을 보기 위해 취재진과 관중들이 전주실내체육관에 모여들었고 주말 있을 현대모비스와 창원 LG의 경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소동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당장 눈앞의 승리에 목마른 이들이 있다. 어렵게 찾아온 반등 기회를 맞아 순위를 끌어올리려는 삼성과 KGC인삼공사다. 13일 삼성의 홈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 맞대결을 펼치는 두 팀은 현재 KGC인삼공사가 5위(6승6패) 삼성이 7위(5승7패)를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KGC인삼공사는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삼성도 6위 진입에 한 발 더 가까워지게 된다.
분위기는 두 팀 모두 나쁘지 않다. KGC인삼공사는 10일 안방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 외국인 듀오 브랜든 브라운(21득점 10리바운드)과 크리스 맥컬러(17득점 7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81-64 승리를 거뒀다. 3일 서울 SK를 상대로 97-88 승리를 거둔 후 약 일주일 만에 치른 경기에서 2연승을 챙긴 KGC인삼공사는 이번 주 징검다리 일정으로 치러지는 3경기에서 승수를 챙겨 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그러기 위해선 삼성과 첫 경기에서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3연승을 노리다가 SK와 S더비에서 패하며 흐름이 잠시 끊겼던 삼성은 지난 8일 창원 원정에서 창원 LG를 76-65로 꺾으며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특히 LG전에선 외곽포가 터져준데다 델로이 제임스(201cm) 이관희(190cm) 김동욱(194cm) 장민국(199cm) 김준일(201cm) 등 장신 선수들을 앞세워 높이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잘 풀렸다. 이상민 삼성 감독도 "비시즌에 많이 사용했던 빅 라인업을 써봤는데 잘 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1라운드 맞대결에선 KGC인삼공사가 87-84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두 팀 모두 최근 5경기 3승2패로 조금씩 승수 챙기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치르게 될 2라운드 맞대결은 승패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 3연승을 노리는 KGC인삼공사나, 다시 한 번 연승 행진에 도전하는 삼성 모두 반등을 이루려는 목표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승리하는 팀만이 연승의 짜릿함과 도약을 위한 기회를 가져간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