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재계약한 벤 라이블리. 삼성은 라이블리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 두 명의 자리가 공석이다 삼성이 전향적인 자세로 외국인 선수를 물색한다.
18일 투수 벤 라이블리(27)와 재계약을 발표한 삼성은 여전히 외국인 선수 두 명의 자리가 공석이다.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외국인 선수 구성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다. 그러나 물밑 접촉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다른 팀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까지 후보군에 포함해 폭넓게 옥석 가리기를 진행 중이다.
삼성은 그동안 흔히 말하는 '외인 재활용'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재계약이 불발돼 외국인 선수 시장에 나온 선수를 영입 대상 후보로 분류하지 않았다. 더스틴 니퍼트, 에릭 해커, 조시 린드블럼 등 KBO 리그 내 다른 팀에서 뛰던 에이스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구단 역사상 '외인 재활용' 사례는 2011년 카도쿠라, 2012년 브라이언 고든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약간 다르다.
구단 고위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우리가 찬물과 더운물을 가릴 상황은 아니다. (새로) 데리고 온 선수가 더 잘할 줄 알았지만…어떻게든 반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KBO 리그 외인 시장에 나와 있는 재계약 불발 선수 중 영입이 가능한 후보군은 세스후랭코프(31·전 두산) 라울 알칸타라(27·전 KT) 정도다. 후랭코프는 원소속팀 두산과 메디컬 테스트를 두고 원활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알칸타라는 2019시즌 11승을 따냈지만, KT와 재계약하지 못했다.
다만 타자는 일단 다린 러프(33)와 재계약이 집중하고 있다. 러프는 2017년부터 세 시즌을 함께 한 ‘장수 외인’이다. 3년 연속 100타점을 넘겼다. 2018시즌 대비 2019년 성적이 하락해 삼성은 연봉 삭감을 통보했고 러프는 쉽게 계약서에 사인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재계약이 불발될 여지가 있다. 삼성은 최근 마무리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1루와 외야 수비가 가능한 외인 타자를 물색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외인 재활용’을 시도한다면 타자보다는 투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선수를 잘못 데려와 팀 성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 시즌에도 개막전을 함께한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가 모두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맥과이어의 대체 외인으로 영입한 라이블리가 그나마 기대 이상의 모습(4승 4패 평균자책점 3.95)을 보여 한 시즌을 더 함께하기로 했지만 고심이 깊다. 공석인 두 선수에 대한 계약을 연내에 발표하지 못하더라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