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보강으로 기대감을 높인 롯데의 다음 과제는 선수단 리더 선임이다. IS포토 프런트의 지원은 충분하다. 이제 롯데 선수단의 몫이다. 리더 선임이 첫 번째 화두로 떠오른다.
지난해 9월에 선임된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은 2020 스토브리그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약점으로 여겨진 안방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로 미래 주전감인 지성준을 영입했다. 조직 개편, 외인 코칭 스태프 영입도 눈길을 끌었다.
외부 FA(프리에이전트) 내야수 안치홍 영입으로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전력 보강이라는 최대 목표를 이뤘고, 종전에 없던 방식(상호 옵션 계약)을 시도하고 성사시키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8일에는 최대 관심사던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까지 잔류시켰다. 기간 4년·보장 금액 32억원. 구단 입장에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은 계약이다.
화제를 모으는 단장이 차기 시즌 기대감을 높이는 행보를 보여줬다. 롯데는 오프시즌에 단연 주목을 받았다. 이제 구슬을 꿰어야 한다. 바통이 현장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허문회 신임 감독 입장에서는 양날의 검을 쥔 것이나 다름 없다. 선수단도 차기 시즌 성적에 변명할 수 없을 만큼 이상적인 지원을 받았다.
롯데는 손승락과 윤길현, 정상급 불펜투수들을 외부 FA로 영입하고 내부 선발투수 송승준을 잔류시킨 뒤 치른 시즌(2016년)에도 8위에 그쳤다. 전력 보강이 반드시 순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불과 몇 년 전에 확인한 롯데의 현장은 더 다부진 자세로 2020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첫 번째 현안은 주장 선임이다. 새 코칭 스태프와 선수단, 기존 선수와 이적생의 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주전급 실력을 갖췄으면서도 그라운드 안팎을 살필 줄 아는 성향을 갖춰야 한다. 개인 성적이 부진해도 리더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배포도 있어야 한다.
전력 보강으로 기대감을 높인 롯데의 다음 과제는 선수단 리더 선임이다. IS포토 전·현직 주장은 한 목소리로 "주장이 되기 전에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신경 쓰이는 일이 많다"고 했다. 경험자일수록 현직 주장을 향해 격려를 많이 하는 이유다. 팀 성적이 좋으면 갈등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위기에서는 쏟아진다. 이런 때에 중심을 잡아 주는 게 고참 또는 주장의 역할이다. 롯데처럼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팀에서는 개개인의 큰 목소리를 조율해주는 존재가 필요하다. 이 역할도 주장이 해야 한다.
적임자는 많다. 이대호는 롯데가 다섯 시즌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7시즌 주장이다. 계약 마지막 시즌인 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인 점이 걸림돌이다.
잔류한 전준우도 강력한 후보다. 구단은 FA 계약을 하며 "귀감이 되는 선수이기 때문에 선수단 안팎에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리더 역할을 기대한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임시 주장을 맡은 민병헌도 전 소속팀 두산에서의 뛰며 '원팀'의 힘을 잘 아는 선수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취임 직후 차기 주장 선임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진 선수인지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대감이 커진 롯데의 재도약. 선수단 대표에도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