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팀은 20일 오전 10시(한국시간/현지시간 19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creen Actors Guild Awards·SAG)에서 영예의 '앙상블 상(Cast In A Motion Picture)'을 수상했다.
앙상블 상은 해당 시상식 최고의 영예이자 사실상 작품상에 해당하는 부문이다. 미국에 체류 중이었던 봉준호 감독, 송강호, 이정은을 비롯해 이번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 현지로 날아간 최우식, 이선균, 박소담까지 배우들은 상의 실질적 주인공으로 영광스러운 순간을 만끽했다.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 '기생충'이 호명되자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은 두 손을 번쩍 든 채 자리에서 일어나 온 몸으로 기쁨과 감동을 표현했다. 송강호와 이선균, 최우식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고, 이정은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짓는가 하면, 박소담은 울컥한 속내를 눈물로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기생충' 팀을 향해 진심어린 기립박수를 보내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기생충' 팀은 '밤쉘',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둬 의미를 더했다.
'기생충' 팀을 대표해 마이크 앞에 선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제목이 '기생충'이지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공생에 관한 영화라 생각다. 상징적으로 의미가 있는 앙상블, 최고의 상을 받으니까 '우리가 영화를 잘 못 만들지는 않았구나' 생각이 든다"며 "존경하는 대배우님들 앞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고 오늘 이 아름다운 기억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고 전했다.
앙상블 상은 상 이름 그대로 작품을 이끈 주요 배우들 모두에게 주어지는 상이라 의미가 더욱 크다. 기택 역의 송강호를 비롯해 기우 최우식, 기정 박소담, 동익 이선균, 연교 조여정, 충숙 장혜진, 문광 이정은, 근세 박명훈, 다혜 정지소, 다송 정현준이 전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이 아닌 외국 영화가 앙상블 상을 수상한 것은 21년 전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역대 두 번째. 제72회 칸국제영화제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살아있는 역사이자 전설의 길을 걷고 있는 '기생충'은 또 하나의 유의미한 쾌거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이날 '기생충' 배우들은 수상자이자 시상자로도 활약, 배우로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만한 최고의 추억을 쌓았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은 수상 직후 기념 촬영을 통해 감동적인 단체 사진을 남겼다. 배우들은 전원 트로피를 들고 '기생충'의 주역으로서 존재감을 뽐냈고, 봉준호 감독 역시 어느 때보다 밝은 미소로 배우들의 수상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미국영화배우조합은 수상작 선정에서 오스카를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비슷한 취향을 보이는 '싱크로율(일치율)'이 높았고 평가 받는다. 때문에 '기생충'의 SAG 작품상 수상은 오스카 주요 부문 수상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
'기생충'은 내달 9일 개최되는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작품상(BEST PICTURE/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봉준호 감독), 감독상(BEST DIRECTOR/봉준호), 각본상(BEST ORIGINAL SCREENPLAY/봉준호·한진원) 국제장편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미술상(BEST PRODUCTION DESIGN/이하준) 편집상(BEST EDITING/양진모) 등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지명되는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