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7번째 협업 영화가 베를린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세간의 매서운 눈초리에도 두 사람의 영화 세계는 더 단단해졌다.
홍상수 감독은 이혼 청구 소송이 기각된 후 첫 영화로 '도망친 여자'를 선보인다. 오는 2월 20일 개막하는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여주인공 감희의 이야기를 담는다. 김민희가 주인공 감희를 연기한다.
제작사 전원사는 홍 감독의 신작이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된 소식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금지된 사랑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후, 해외 영화제에 조용히 출품하며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대중의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개봉 시기를 정했던 때와 달리 베를린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 후 올봄 개봉한다는 사실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두 사람은 새 영화를 들고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공식 일정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해외 영화제에는 꾸준히 얼굴을 비쳐왔다.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의 중심에 선 이들은 다시 한번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과 김민희는 이혼을 포기하며 오히려 당당해졌다. 7번째 영화를 완성하며 두 사람의 영화 세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도망친 여자' 출연진에 이름을 올린 서영화·송선미·김새벽·권해효 등 홍상수 패밀리도 여전하다. 다른 이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중이 이 커플의 새로운 작품을 받아들여 줄지는 미지수다. 불륜을 인정한 후 내놓는 작품마다 줄줄이 흥행 참패를 맛봤다. 지난해 3월 개봉한 '강변호텔'은 여러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임에도 겨우 6912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2018년 개봉한 '풀잎들'도 겨우 7449명을 동원했다.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불리던 홍 감독은 대중에게 외면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아내와 싸움을 시작한 홍상수 감독은 지난해 6월 이혼 청구 소송 기각 선고를 받았다. 항소는 포기했다. 홍 감독 측은 "작품 연출과 현재 생활에 집중하기 위하여 이혼소송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혼인 생활이 완전히 종료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여건이 갖추어지면 다시 법원의 확인을 받으려고 한다"는 말을 덧붙여 일각의 매서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몇 차례 결별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새로운 협업 영화를 선보이면서 작품으로 결별설을 일축했다. 2017년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불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후 4년째 변함없이 금지된 사랑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