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 선거운영위원회가 총사퇴를 결정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일정 역시 전면 백지화될 예정이다.
KFA 선거운영위원회는 10일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거운영위원회는 "협회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된 선거운영위원회가 이번 선거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했다"며 "법원도 협회의 선거운영위원회 선정 절차나 구성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만 선거운영위원회는 선거 기간 여러 차례 근거 없는 비난과 항의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선거운영위원회는 "특히 법원의 결정 취지를 존중하면서 선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 측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비방만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위원 전원의 사퇴 결정 배경을 밝혔다.
당초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제55대 회장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장 선거 진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선거 하루 전이었던 지난 7일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KFA는 선거 일정을 23일에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허정무, 신문선 후보 측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허정무 후보는 "선거운영위의 구성과 업무 범위는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조에서 정하고 있는데, 규정 어디를 찾아봐도 선거운영위가 선거일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선 후보 역시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23일을 선거 기일로 공지한 현 선거운영위의 판단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위원회 사퇴로 KFA는 12일 선거인단 추첨과 23일 회장 선거 일정을 모두 취소, 다음주 중 일정을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