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장 이용규(35)가 세레모니를 제안했다. 이미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선수단 사이에서는 퍼지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 선수와 관중석 팬의 연결고리가 되길 바란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에 몇몇 팀에서 실행한 승리 세레모니를 보면서 인상이 깊었다. 동료가 타석에 들어갔을 때 더그아웃 선수들도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가올 시즌에 한화도 활기찬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긴 배경을 설명했다.
LG는 안타로 출루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안녕 세레모니를 한다. 키움과 KT는 손가락으로 팀 이니셜을 만들어 흔든다. 이용규는 '엄지 척' 세레모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사실 평범하다. 그러나 그 방향은 새롭다. 엄지손가락이 향하는 위치는 더그아웃이 아니다. 이용규는 "선수와 선수 사이 응원은 당연하다. 한화의 세레모니는 선수가 아닌 관중석의 팬을 향해서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이용규는 이어 "플레이에 대해 '멋있다', '잘했다'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팬들을 향해서는 '한화팬이 최고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에는 하위권에 머물었지만 차기 시즌에는 '위로 올라가자'는 의미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팬과 선수가 서로 화답하는 세레모니. 이용규는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개인 일탈로 물의를 일으킨 그는 속죄하는 시즌을 준비 중이다. 주장을 맡았고,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서고 있다. 최고참 김태균도 "여러 가지를 준비한 것 같다"고 했다. 팬, 선수 합동 세레모니는 그 고민 가운데 한가지다. "홈런을 친 선수는 축하 인형을 관중석에 선사한 뒤 이 세레모니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미리 떠올리기도 했다.
이용규는 "나는 그동안 야구를 전투적으로 했다. 즐기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동료들과는 조금 더 재미있게 야구를 하고 싶다. 지난 시즌 부진 탓에 기운이 떨어진 선수단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달라진 자세와 한화의 도약을 향한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