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박민영 "다들 자기 아픔 챙기느라 날 버렸잖아. 난 그때 마치 고아 같았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박민영이 엄마를 향한 애증을 폭발했다.
박민영은 현재 방영 중인 JTBC 월화극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에서 목해원 역을 맡아 감성적이면서도 뚝심있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극 중 철저히 혼자임을 선택해 감정이 무뎌진 인물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북현리로 내려오면서 시작한다. 몽글몽글한 감성과 유려한 영상미가 더해져 시청자들에게 스며들고 있다.
16일 방송된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5화는 박민영(목해원)과 박민영의 엄마 진희경(명주)의 이야기가 담겼다. 북현리에서 소문난 미인이었던 진희경은 자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했으나 행복이 오래가지 못했다. 급기야 박민영의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되고 당시 고등학생 박민영은 홀로 남겨졌다.
뜻하지 않게 북현리에서 진희경과 마주친 박민영은 엄마를 지독하게 그리워하며 상처받은 지난 날을 떠올렸다. 교도소에 편지를 쓰고 면회를 가는 등 손을 뻗었지만 그때마다 진희경은 차갑게 거절했다. 심지어 외할머니의 장례식에서도 절만하고 떠나버려 어린 박민영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후 종종 만나서 밥먹고 차를 마셔도 흔한 모녀의 정을 느낄만한 찰나가 없었다. 그때마다 박민영은 엄마가 자신을 보고있을까 뒤돌아보곤 했지만 진희경은 제 갈길만 갈 뿐, 늘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뜻하지 않게 북현리에서 오랜만에 엄마를 만나 반가운 한편 주마등처럼 옛일이 스쳐서 뿜어나오는 애증을 가눌 길이 없었다.
"왜 왔냐?"는 박민영의 물음에 "너랑 상관없다"는 진희경의 답은 박민영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숨을 턱 막히게 했다. 마침내 박민영은 묵은 속내를 비쳤다. "'너랑 상관없어서 그래'는 보통 자식이 부모에게 하는 이야기다"로 운을 뗐다. "엄마만큼은 아니어도 죽고 싶었고 괴로웠고 상처받았다. 엉엉 울면서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런 벌을 받는지 묻고 싶었지만 아무도 없었다"고 사무치게 외로운 지난 날을 쏟아냈다. 마구 퍼부어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않는 진희경이 답답해 뛰쳐나왔지만, 그 순간에도 엄마가 잡아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마저 무너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민영은 해원이 느끼는 애증을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전하며 몰입을 극대시켰다. 속은 요동치지만 애써 침착한 척 덤덤히 진희경에게 말을 건네다가 북받치기까지의 감정선을 유려하게 표현했고 자존심 강한 캐릭터상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까지 잘 녹여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유려한 영상미로 호평을 받고 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