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첫 방송되는 MBC '365'와 tvN '반의반'. 방송 날은 같지만 두 작품이 가진 미션은 다르다.
MBC 월화극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하 '365')은 오랜만에 돌아온 MBC 월화극의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 MBC 월화극은 지난해 9월 24일 종영한 '월컴2라이프' 이후 약 6개월 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365'를 기점으로 MBC는 다시 월화극을 선보인다. MBC 입장에서는 '365'의 성공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선 타입 슬립이란 흔한 작품 배경 속 '365'만의 독특한 매력이 필요하다. 작품 제목처럼 등장인물들이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얻자 1년 전으로 타입 슬립하는 것이 기본 설정이다. 제작진은 본 방송에 앞서 '더 나은 인생을 위해 리셋을 선택한 사람들이 과연 꿈꾸던 대로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을지'가 주요 포인트라고 귀띔했다. 과연 제작진의 바람대로 이준혁·남지현·김지수·양동근이 극을 미스터리하게 이끌 수 있을까.
tvN 월화극 '반의반'은 호평 속에 종영한 '방법'의 재미를 이어가야 한다. 신선한 소재와 예측 불허한 전개로 승부를 본 '방법'이라면 '반의반'은 따뜻한 영상미와 감성적인 설정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아야 한다. 또 정해인이라는 로맨스물의 아이콘이자 스타가 출연한다. 그가 출연함에 따라 극이 받는 기대감은 크다. 그를 향한 쏟아지는 러브콜 속 정해인이 선택한 '반의반'. 그의 선택은 방영 전부터 예비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며 기대감을 선사한다. 모든 작품이 그렇듯 극의 기본이 되는 스토리가 엉성하다면 커다란 기대감은 곧 쏟아지는 혹평으로 변한다. 정해인 표 로맨스물은 이번에도 성공할까.
미리 확인한 대본·티저·배우·제작진에 근거해 일간스포츠 방송 담당 기자들이 '편파 레이더'를 가동했다.
▶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줄거리 :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얻은 사람들이 1년 전으로 타임 슬립 하면서 예상치 못한 운명에 휩싸이는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극.
등장인물 : 이준혁·남지현·김지수·양동근 등
김진석(●●○○○) 볼거리 : '방법'이 휩쓸고 간 자리 월화극은 폭풍 전야. 장르극의 여운이 남아있다면 손을 뻗게 되는 소재. 특히 빠른 전개의 호흡은 요즘 같이 한 회마다 다른 내용을 원하는 시청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뺄거리 :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등장하는 단골 소재 타임슬립. 그 앞에 붙는 '판타지 미스터리'. 너무 뻔한 소재의 뻔한 내용이라는 생각을 보기 전부터 떨칠 수 없다. 원작도 재미를 못 봤기에 전면 보수 공사가 진행돼야할 정도인데 국내 정서까지 고려하면 얼마나 녹았을 지는 미지수다. 연기 못 하는 배우들은 없지만 보고 싶게 만드는 배우들의 부재도 아쉽다. 6개월만에 부활한 MBC 월화극, 그만큼의 이유가 되길.
황소영(●●●○○) 볼거리: 이준혁, 남지현, 김지수, 양동근으로 이어지는 배우 라인업이 탄탄하다. 베테랑 연기자들이기 때문에 연기에 있어서는 보는 맛이 있을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특히 남지현은 장르물 첫 도전인데, 지금까지 드라마를 선택할 때 '기본 이상'은 했다. 이번에도 그 선택은 믿어볼 만하지 않을까.
뺄거리: 소설책이 원작이고 일본에서 먼저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일본 드라마의 경우 전체적인 완성도 면에 있어서는 크게 호평을 받지 못했던 만큼 얼마나 잘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각색을 했을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얼마나 다양한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낼지도 시청률 면에 있어서는 중요한 포인트다.
김지현(●●●○○) 볼거리 : 원작은 이누이구루미가 쓴 추리소설 '리피트'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2018년 1월 '리피트. 운명을 바꾸는 10개월'이라는 극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일본 내에서 해당 작품이 기록한 흥행은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를 시도하게 했다. 이처럼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흥미로운 스토리는 '365'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공개된 예고편 속 주연 배우 이준혁과 남지현이 주는 미스터리한 눈빛은 극을 향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두 사람이 극 중 선보일 연기까지 기대케 한다. 또 양동근만이 낼 수 있는 특유의 '스웨그' 넘치는 불량함은 그가 맡은 캐릭터인 잡범 전과자와 찰떡이다. 극이 주는 무거운 분위기를 양동근이 주로 이끌어갈 것이다.
뺄거리 : 타입 슬립이라는 작품의 흔한 소재는 자칫 진부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극 중 10명이나 과거로 돌아간다. 미스터리 스릴러는 무엇보다 보는 이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계속해서 추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만약 이들이 과거로 간 이유에 관해 재미·호기심 혹은 정당성을 주지 못한다면 극은 의외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
▶tvN '반의반' 줄거리 :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정해인(하원)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채수빈(서우)이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
등장인물 : 정해인·채수빈·이하나·김성규 등
김진석(●●◐○○) 볼거리 : '정해인=멜로'는 벌써 두 번의 드라마 성공에서 답을 봤다. 그간 연상과 호흡이 좋았는데 이번엔 연하다. 어떤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지는 기대된다. '음악앨범' 전부터 정한 작품이니 일단 그의 작품 보는 눈을 믿어보고 싶다. 이상엽 감독의 연출력 또한 안 볼 수 없는 포인트다.
뺄거리 :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이숙연 작가와 정해인의 합을 봤다. 그 합을 기억한다면…. 드라마는 또 다른 영역이겠지만 미소 띄우며 리모컨에 손이 가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완전 소재는 다르지만 서로를 만나 치유하는 사랑이야기라… 지금도 비슷한 컨셉트 드라마가 있는데 시청률은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기획의도 중 '성장과 끝이 자유로운 짝사랑'이라는데 내용도 자유로울까 걱정이다.
황소영(●●●○○) 볼거리: 정해인과 채수빈의 만남 자체가 주는 풋풋한 설렘이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해준다.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싱그러운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이상엽 PD가 연출자로 나선다. '쇼핑왕 루이' '부암동 복수자들' '아는 와이프'로 이어지는 탄탄한 필모그래피가 이번에도 빛을 발하지 않을까.
뺄거리: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이는 작품이다.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인데 끝이 그려지는 이야기라 풀어내는 과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도 앞당겼다. 오후 9시, 하지만 이를 먼저 시도한 MBC가 해당 시간대 시청률면에서 크게 소득을 보지 못했다. '반의반'은 40분 먼저 시작하는 장점을 앞세워 '아무도 모른다'를 넘어설 수 있을까. 그 장벽이 높아 보인다.
김지현(●●●●○) 볼거리 : 정해인은 로맨스물에서 특히 빛난다. 그가 주는 포근한 이미지가 '반의반'이 표출하려는 분위기와 아주 잘 맞는다. 주로 연상 배우와 로맨스 호흡을 맞춰온 정해인이 이번에는 연하 채수빈과는 어떤 분위기의 로맨스를 선보일지도 볼거리다. 또 '반의반'은 '아는 와이프(18)'를 통해 뛰어난 감성 극을 연출한 이상엽 감독의 작품이다. 그가 연출하는 따뜻한 공감 극은 다가오는 봄에도 어울린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김성규도 주목할만하다. 거친 매력을 선보인 김성규가 피아니스트라는 감성 가득한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할지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오랜만에 다시 로맨스물로 돌아온 이하나가 이번에도 안정된 연기를 선보일지도 기대 포인트 중 하나다. 힐링이 필요한 요즘. '반의반'은 정해인·채수빈·이하나·김성규를 통해 따뜻한 사랑 이야기 속 공감과 힐링을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뺄거리 : 억지스러운 눈물 짜기는 지양해야 한다. 보는 이들이 흥미와 동시에 공감할 수 있도록 극 전개에 있어 타당성이 중요하다. 자칫 영상미나 배우들이 주는 비주얼에 중점을 두다 보면 스토리에 힘을 주기 힘들 수 있다. 또 AI라는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 극의 공감을 헤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