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습경기 2경기에서 피홈런 5개를 허용한 이승호. 공교롭게도 피홈런을 내준 게 모두 직구였다. IS 포토 아무리 연습경기지만 키움 이승호(21)의 피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적신호가 켜진 건 '직구'다.
이승호의 연습경기 평균자책점은 7.45(9⅔이닝 8실점)로 높다. 부진의 원인은 피홈런이다. 2경기에 등판해 깔끔하게 상대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첫 연습경기 등판이던 21일 인천 SK전에선 피홈런 3개로 6실점했다. 이어 27일 고척 LG전에서도 피홈런 2개로 2실점했다. 8실점이 전부 피홈런으로 만들어졌다.
공교롭게도 모두 직구가 제물이었다. SK전에선 1회 2사 1루 제이미 로맥 타석에서 던진 시속 138km 직구가 장타로 연결됐다. 3회 윤석민의 1점 홈런, 4회 고종욱의 3점 홈런도 직구가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LG전 양상도 비슷했다. 1회 선두타자 이형종에게 시속 139km 직구를 공략당했다. 0-1로 뒤진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시속 136km 직구를 김민성이 받아쳐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2경기 직구 최고구속은 나란히 시속 143km까지 찍혔다. 지난해 시즌 첫 등판(3월 27일 잠실 두산전) 최고구속이 시속 144km였다는 걸 고려하면 큰 차이가 없다. 구속의 문제는 아니다.
생소할 수 있다. 피홈런은 이승호의 약점이 아니다. 커리어 하이인 122⅔이닝을 소화한 지난 시즌엔 리그 공동 26위 수준이었다. 533타자를 상대해 딱 10개만 내줬다. NC 왼손 에이스 구창모(107이닝·10개) KT 마무리 이대은(86이닝·10개)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비슷한 이닝을 던진 한화 장민재(119⅓이닝·14개) 한화 장시환(125⅓이닝·12개)보다 더 적었다.
그런데 갑자기 연습경기 피홈런이 급증했다. SK전에선 바람의 영향을 받는 듯했다. 외야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투구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LG전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특히 LG는 경기 전까지 연습경기 3경기 홈런이 단 하나도 없었다. 특히 이형종과 김민성의 연습경기 타율이 0.111(9타수 1안타) 0.167(6타수 1안타)로 낮았다. 타격 슬럼프 조짐을 보였지만 이승호를 상대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하나같이 직구에 배트가 돌아갔다.
일시적인 부진으로 봐야 할까. 직구 구위에 문제가 생긴 걸까.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는 "구위는 올라왔는데 직구가 몰려서 홈런 맞았다. 준비 잘하고 있고 다음 경기도 이상 없이 등판할 예정이다"고 했다.
이승호의 올 시즌 4선발이다. 3선발 최원태와 5선발 한현희를 연결하는 역할이다.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를 제외하면 손혁 감독이 가장 믿고 내는 왼손 선발 자원이다. 연습경기 피홈런 악몽을 빨리 털어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