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테슬라코리아 제공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2~3월 네 자릿수를 기록하던 월 판매량이 지난달 한 자리대로 곤두박질쳤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국 내 생산 공장이 멈춰 서면서 공급량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신차도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물량까지 감소하면서 2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2499대→5대 '급브레이크'
10일 자동차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규 등록된 테슬라 신차는 5대에 그쳤다.
올해 2월과 3월 보급형 전기차 모델인 '모델3' 물량이 풀리며 수입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했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특히 테슬라는 올 1분기 407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업계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월별 판매량은 1월 138대, 2월 1433대, 3월 2499대로 매달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벤츠는 1만5400대, BMW는 1만1331대로 1~2위를 차지했고 한국GM 쉐보레 브랜드(3810대), 볼보(3190대), 아우디(3190대)는 테슬라 뒤를 이었다.
하지만 2분기 시작과 동시에 테슬라는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에게 인도된 모델3도 단 2대에 불과하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계는 테슬라 판매량 급감의 원인으로 '독특한 판매 시스템'을 꼽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프리몬트 공장에서 매 분기 첫 달에 차량을 생산해 이후 두 달간 판매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즉 매 분기 첫 달은 '공급 절벽'에 빠지는 셈이다. 앞서 지난 1월 판매량이 2월과 3월보다 저조한 이유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 역시 "1월, 4월, 7월 등 분기 첫 달에는 한국으로 들어오는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신규 등록 대수가 적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2분기 반등 어려울 듯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다. 통상 5월과 6월에는 물량이 풀리며 판매량이 늘어야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미국 공장이 멈춰 있어 물량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장 셧다운(폐쇄) 명령 지속에 불만을 품고 본사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다른 주로 옮기겠다고 엄포를 놨다.
머스크는 지난 9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솔직히 이번 일은 최후의 결정타였다. 테슬라는 이제 본부와 미래 사업을 텍사스나 네바다로 즉각 옮길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앨러미더 카운티를 상대로 즉각 소송을 제기한다"며 "선출되지도 않았고 무식한 앨러미더의 보건국장 대행이 주지사나 대통령, 그리고 우리의 헌법적 자유와 단순한 상식을 거슬러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주가 자택격리 명령을 내린 지난 3월 23일부터 프리몬트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가 이달 8일부터 서점과 꽃집 등 일부 소매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자 머스크는 7일 밤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8일 오후부터 프레몬트 공장을 제한적으로 가동하겠다고 통지했다.
하지만 지방 정부인 앨러미더 카운티가 이를 제지했다. 앨러미더 카운티의 에리카 팬 보건국장 대행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명령이 여전히 시행 중이라며 테슬라는 아직 자동차 생산을 재개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은 게 아니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머스크가 트위터에 본사 이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설상가상 중국발 부품 공급 차질도 발생하고 있다. 이미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이 중단된 데 이어 모델3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 공급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델3의 국내 고객 인도는 상당 기간 미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되는 테슬라는 미국산으로,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공급 중단은 예견된 것"이라며 "모델3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대기수요가 많기 때문에 2분기 한국 물량을 장담할 수 없다. 2분기 테슬라의 국내 실적은 큰 폭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