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KT 로하스. IS포토 KT 외인 타자 멜 로하스(30)가 우산 효과에 힘입어 슬럼프를 신속하게 벗어났다.
로하스는 35경기에서 타율 0.383·36타점·12홈런·100루타·OPS 1.126를 기록했다. 루타 1위, 홈런은 2위, 타율과 OPS는 리그 3위 성적이다. 고공 행진 중이다.
짧은 위기를 잘 넘긴 덕분이다. 로하스는 첫 25경기에서 타율 0.417를 기록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는 타율 0.150에 그쳤다. 워낙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다. 하향 곡선은 순리였다. 그러나 20타석에서 탈삼진 7개를 당했다. 홈런도 1개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로하스의 부진은 KT의 공격력 저하로 이어졌다. 이 6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이강철 KT 감독의 근심은 길어지지 않았다. 로하스는 이후 3경기에서는 14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3경기 연속 홈런도 해냈다. 돌아왔다. 개인적으로 타격감 관리를 잘한 덕분이겠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고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했던 유한준(39), 왼쪽 손목 부상으로 이탈했던 강백호(21)가 복귀했다.
4번 타순에서 분투하던 로하스는 제자리인 5번 타자를 찾았다. 6연패를 끊은 11일 수원 KIA전은 앞 타순 타자들의 화력에 도움을 받은 우산 효과에 덕을 봤다.
이 경기에서 로하스는 시즌 두 번째로 4안타 퍼포먼스를 해냈다. 4회까지 나선 세 타석 모두 3번 타자로 나선 강백호와 4번 유한준이 앞에서 출루를 해줬다. 상대 배터리는 실점 위기에서 5번 타자와의 승부를 피할 수 없었다. 로하스는 이 상황에서 안타 2개, 홈런 1개를 때려냈다.
기선을 제압한 13일 삼성전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1회와 3회에 유한준이 출루한 뒤 나서 안타를 때려냈다. 상대 견제가 분산된 덕분에 타격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경기 9회에는 점수 차를 3점으로 벌리는 쐐기 투런포를 때려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패한 KT도 7-4로 승리하며 연패를 막았다.
부상 복귀 후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강백호와 유한준. KT 제공 강백호와 유한준이 부상 후유증 없이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강백호는 13일 더블헤더 1차전 1사 1루에서 돌아온 오승환(38)을 상대로 우측 펜스까지 순식간에 흐르는 적시 우전 안타를 쳤다. 앞선 1회는 솔로포. 복귀 뒤 5경기에서 타율 0.333·2홈런·4타점을 기록했다.
6월 첫째 주에는 대타 출전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유한준도 선발 복귀 뒤 출전한 6경기에서 타율 0.429·2홈런을 기록했다.
KT는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했고, 5선발이던 김민의 컨디션도 최악이다. 이대은이 부상과 부진으로 복귀 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주권과 김재윤만 분투하고 있는 불펜도 변수가 많다.
그러나 강점은 되찾았다.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공격 선봉장 역할을 해내던 조용호가 테이블세터에 포진된 뒤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고 있고, 클린업 트리오의 개별 타격감과 시너지도 기대한 수준이다. 매 경기 뜨거울 순 없지만 기복은 이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차분하게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로하스의 반등이 복귀한 주축 타자들의 우산 효과라는 점도 좋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