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8~21일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치른 롯데와의 4연전을 2승 2패로 마쳤다. 1차전 승리 뒤 내리 2패를 당한 두산은 6월 이후 최저 승률(0.553)을 기록했다. 5위 KT에 1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두산은 21일 4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이어진 22~23일 SK와의 2연전을 모두 이기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1일 롯데전 승리의 수훈 선수는 선발 투수 이승진(25)이었다.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사구는 없었다. 최고 시속 149㎞ 포심 패스트볼과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컷 패스트볼 조합이 위력을 발휘했다.
이승진은 두산이 지난 5월 백업 포수 이흥련을 SK에 내주고 영입한 투수다.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선발 확보를 위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승진은 지난 4일 삼성전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3이닝 4실점에 그쳤지만, 포수 머리 높이에 형성된 하이패스트볼 구사가 돋보였다. 이어 21일 롯데전에서 데뷔 후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에 성공하며 비어있는 5선발 자리를 메웠다.
두산 김민규. IS포토 22일 SK전도 두산의 새 얼굴이 승리에 기여했다. 2018년 2차 드래프트 3라운더 우완 김민규(21)다. 그는 선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시속 140㎞대 중반 포심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적절히 배합해 SK 타선을 봉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2월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게 이번 캠프의 1차 목표"라고 했다. 김민규는 미야자키와 국내에서 진행된 연습경기(청백전) 기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등판(11번)을 기록했다. 그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불펜 추격조로 나섰다가, 대체 선발이 필요한 시점에 기회를 얻었다.
두산은 부상 병동이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좌측 족구 내측 주상골 골절상으로 이탈했다.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이용찬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함덕주·김강률 등 불펜의 주축 투수들도 부상으로 이탈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다.
'이'가 흔들리는 두산에는 강한 '잇몸'이 있다. 이승진과 김민규에 앞서 선발 수업을 받은 박종기(25), 현재 필승조 일원으로 나서고 있는 채지선(25)도 '잇몸 야구' 주역이다. 7년 연속(2013~19시즌)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유희관도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대체 선발로 기회를 얻은 뒤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올해 테스트를 받는 젊은 투수들은 두산의 현재이자 미래다.
야수진도 마찬가지다. 주전 선수들 상당수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은 종아리 부상 탓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오재일도 컨디션 난조로 벤치를 지키는 경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3루수로 나선 데뷔 3년차 내야수 이유찬(22)이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허경민의 공백을 메웠다. 주전 포수 박세혁과 베테랑 백업 정상호, 백업 2순위 장승현이 모두 이탈한 안방은 육성선수 출신 최용제(29)가 맡고 있다. 그는 1-0으로 승리한 21일 롯데전 9회 말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