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K리그의 열기를 막을 수 없다. K리그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코로나19와 당당히 맞섰다.
24일 K리그 최초의 '언택트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은 2014년부터 매년 파이널라운드 그룹 A 6개 팀 감독과 선수들을 초청해 미디어데이를 실시해 왔다. 매년 감독과 선수들의 입담대결 등으로 화제가 됐다. 2020년에도 미디어데이를 멈출 수 없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K리그는 언택트 시대에 걸맞게 비대면 화상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화상 미디어데이는 코로나19 시대에 일반적인 일이지만 K리그는 더욱 도전적인 의지를 불어넣었다. 다른 일부 스포츠 종목의 '녹화' 화상 미디어데이와 달리 K리그는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라이브'로 방송했다. 그 생생함이 그대로 K리그 팬들에게 전해졌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화상 미디어데이에는 울산 현대부터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상주 상무, 대구 FC, 광주 FC 등 6개 팀 감독들과 대표 선수들이 참가했다. 역시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팀은 1위 울산(승점 50)과 2위 전북(승점 48)이다.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팀이다. 현재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다.
두 팀 감독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올 시즌 전북과 2경기에서 모두 패한 김도훈(50) 울산 감독은 "우선은 이겨야 한다. 이번에는 승리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자 호세 모라이스(55) 전북 감독이 "울산과 맞대결이 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즐기면서 울산전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도훈 감독님, 행운을 빌겠습니다"라고 하자 김 감독은 "행운, 잘 받겠습니다"라고 받아쳤다.
울산의 이청용(32)은 "전북은 최근 10년 동안 가장 발전한 팀이다. 우승을 많이 했고, 좋은 팀이다. 울산이 두 번 다 졌는데 잘 준비를 해서 파이널라운드에서는 좋은 경기로 팬들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말했고, 전북의 김보경(31)은 "선두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 준비는 잘 하고 있다. 우승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 경기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화상 미디어데이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이런 성과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축구연맹은 코로나19로 개막이 연기된 올해 초부터 K리그 팬들과 수없이 랜선 소통을 시도했다. K리그 최고의 마스코트를 선발한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등장해 FIFA 온라인 게임 대결을 펼친 'K리그 랜선 토너먼트',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홈트레이닝을 진행한 'K리그 랜선 운동 프로젝트', 가상의 MVP와 영플레이어를 선발한 '미리보는 2020 K리그 MVP, 영플레이어' 등 SNS와 유튜브를 활용한 소통은 K리그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19 상황에도 손을 놓지 않고 K리그 팬들을 위해 축구연맹과 구단 직원들이 '열일'한 창조물이다. 이번 화상 미디어데이는 K리그가 그 동안 진행해온 랜선 기획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미디어데이는 오프라인 미디어데이에 비해 준비할 것이 더 많다. 오프라인 미디어데이는 행사장을 차리고 감독과 선수들을 부르면 된다. 화상 미디어데이를 위해서는 6개 팀 경기장과 클럽하우스로 인력을 파견해 장소 답사와 화상회의 시스템, 장비 설치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인터넷이 불안정하면 화면 연결이 끊길 수 있는 불안함까지 안고 도전한 모험이었다. K리그의 노력에 K리그 팬들도 화답했다. K리그 공식 인스타그램에 팬들의 질문을 받고자 게시물을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1000개가 넘는 '좋아요'와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최초의 시도는 아름답게 마무리 됐고, 다음의 '희망'을 제시했다. 축구연맹은 이번 화상 미디어데이를 계기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지방구단들이 손쉽게 원격 기자회견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팬들과 소통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도전이 세상을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