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0회를 맞은 국제적인 사진 상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가 오늘 새벽(독일 현지 시간 22일 18시) 최종 우승자를 발표했다.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어워드는 최초의 35㎜ 필름 카메라인 ‘우르-라이카(Ur-Leica)’ 개발자 오스카 바르낙(Oskar Barnack)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979년부터 진행된 권위 있는 사진 행사다. 주제는 매년 동일하다. ‘인간과 환경의 관계’. 넓게는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주제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지역사회 또는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건·사고와 그로 인해 달라진 인간의 삶 등 시사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다큐멘터리 사진의 성향이 강하다. 올해도 2019년 치명적인 화재로 2500만 헥타아르를 삼켜버린 호주 산불(매튜 애보트·호주), 지구 온난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과 썰매개의 삶(라그나 악셀손·아이슬란드) 등의 사진이 출품됐다. 작년까지는 전 세계 누구라도 직접 사이트에 자신의 사진을 올려 접수하는 공모전 형태로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노미네이터의 추천을 받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사진가 또는 미술관 큐레이터 등 사진전문가들로 구성된 노미네이터는 약 30개국에 65명이 있다. 이들이 국가와 상관없이 본상 2명, 신인상 1명을 추천하면 5명의 본 심사위원이 1차 심사에서 본상 12명, 신인상 6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하고 2차 심사에서 각각의 우승자를 뽑는 시스템이다. 한국에선 송수정 사진디렉터가 노미네이터를 맡았고, 그가 추천한 성남훈 작가는 한국인 최초로 올해 본상 12명의 최종후보까지 올랐다. 1948년 4월에 시작돼 수천 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은 제주 4.3 사건이 주제였다. 올해의 우승자로는 이탈리아 사진가 루카 로켈델리가 선정됐다. ‘인류가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주제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그는 자연과 기술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경제성장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고. 이번 우승작도 그 프로젝트의 일부다. 신인상 우승자는 폭발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1만 명 이상의 세입자가 집을 잃게 된 상황을 다룬 포르투갈의 사진작가 곤잘로 폰세카가 선정됐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4만 유로(약 5300만원)의 상금과 2000만원 상당의 M 카메라·렌즈 한 세트가 선물로 주어진다. 신인상 우승자는 에게는 Q 카메라와 독일 베츨라에 있는 라이카 본사에서 사진교육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라이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