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1~9월) 국내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소형 SUV는 16만6750대로 작년 같은 기간(12만9913대)에 비해 28.4% 늘었다. 이에 힘입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소형 SUV의 점유율은 16.3%로 작년(13.9%)보다 2.4%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성장의 중심에는 르노삼성차의 신차 'XM3'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XM3는 올해 총 2만7607대가 팔려 국내 소형 SUV 전체 증가 물량(3만6837대)의 75%를 차지했다. 인기비결은 뭘까. 지난달 22일 XM3를 타봤다. 시승은 서울 광화문부터 경기도 고양시까지 왕복 약 7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차량은 TCe 260 엔진을 장착한 최상위 트림인 'RE 시그니처(Signature)'다.
XM3의 가장 큰 장점으론 디자인이 꼽힌다. 실제 고가 수입 SUV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쿠페형 디자인을 구현, 차체가 낮다 보니 세단처럼 날렵해 보인다. 이런 디자인적 특성은 실내공간 구성도 상당히 독특하게 만들었다. 높은 지상고 덕에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높지만, SUV치고는 전고(1570㎜)가 낮은 편이라 일반 세단에 앉은 느낌을 준다. 긴 전장(4570㎜)과 축거(2720㎜)를 갖춘 덕에 직접적인 경쟁 차종으로 지목되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보다는 확실히 넉넉한 느낌이다.
인테리어도 차급에 비해 과할 정도로 고급스럽다. 먼저 기계식 계기판을 대신한 10.25인치 클러스터와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공조장치를 비롯한 일부 기능을 디스플레이 밖으로 빼낸 점도 만족스럽다. 내부 곳곳에 푹신한 질감의 마감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휴대폰 무선충전기능 등 고급 옵션은 덤이다.
주행 성능도 빠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초반 가속력이 발군이다.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m을 발휘하는 1.3ℓ 직분사 터보 엔진 덕에 치고 나가는 힘이 매우 인상적이다.
서스펜션도 단단함보다는 승차감에 조금 더 중심을 둔 느낌이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이탈방지 보조시스템(LKA), 후방 교차 충돌 경보시스템(RCTA) 등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은 안전 운전을 돕는다. 대부분 기능은 무난하게 작동했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최상위 트림에 옵션을 모두 넣어도 2700만 원대구매할 수 있다. 다임러와 공동개발한 1.3ℓ 터보엔진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1900만 원대에도 차로유지보조 등 주행보조장치가 대부분 들어가 있는 괜찮은 모델을 구매할 수 있다. 경쟁차 트레일블레이저보다는 200만원가량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