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0 KBO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승제) 1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역대 3전2승제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 시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은 100%(16차례)였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 두산은 올해는 3위로 포스트시즌에 참여 중이다. 2015년 3위에서 출발해 우승을 일궈내며 ‘기적의 팀’으로 주목 받은 경험이 있다. 올해도 준PO 첫 경기 승리와 함께 5년 전 기적을 재현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1회 말부터 두산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무사 주자 1루에서 페르난데스가 상대 선발 이민호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페르난데스는 정규시즌 199안타를 치면서 200안타 문턱에서 멈춰선 한을 가을 야구 첫 타석 홈런으로 풀었다. 페르난데스는 “200안타를 치기 위해선 운도 따라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후 의욕적으로 가을 야구를 준비했는데, 첫 타석부터 홈런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최근 가수 나훈아의 노래 ‘테스형’이 큰 화제가 되면서, 페르난데스에겐 ‘데스형’이란 별명이 생겼다. 2년 연속 안타왕에 등극한 페르난데스지만, 지난 시즌 가을 야구에선 주춤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에서 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올해는 정규시즌 종료 후 닷새 만에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치르면서 타격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는 기분도, 몸 상태도 완벽하다”고 했다.
두산은 4회와 6회에 각각 오재원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4-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오재원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마운드도 탄탄했다.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6이닝)에 이어 최원준(1과 3분의 1이닝), 이승진(3분의 2이닝), 이영하(1이닝)가 이어던지며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막았다.
준PO 2차전은 5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28·도미니카공화국), LG는 타일러 윌슨(31·미국)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알칸타라는 올 시즌 20승(2패)을 올려 다승왕이 됐다. LG를 상대로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다. 10승(8패)을 기록한 윌슨은 정규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가을 야구를 염두에 두고 차분히 회복했다. 올해 두산전에선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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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K 무실점… LG 타선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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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플레이어 크리스 플렉센
두산 크리스 플렉센이 가을 야구 첫 판을 승리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플렉센은 7월 중순 부상을 당해 두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복귀 후 더 좋은 투구를 했다. 특히 승부처인 10월에만 4승을 올렸다. 류중일 LG 감독은 준PO 1차전을 앞두고 “완전히 달라졌다. (두산 2군이 있는) 이천에서 무슨 일이?”라며 놀라워 했다. 플렉센은 LG를 맞아 6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106개 투구 중 포심패스트볼(최고 시속 155㎞)을 68개나 던졌다. 커브를 후반에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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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3개로 2실점…19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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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플레이어 이민호
LG 벤치는 준PO 1차전 선발로 19세 투수 이민호를 낙점했다. 어려도 마운드에서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배짱을 높이 샀다. 이민호로선 데뷔 후 처음으로 많은 관중(1만1600명) 앞에서 치른 경기였다.
이민호의 첫 번째 투구는 두산 1번 타자 허경민의 왼어깨로 향했다. 몸 맞는 공. 두 번째 공은 볼이 됐고, 세 번째 공은 페르난데스에 의해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공 3개로 2실점. 공교롭게도 4회 이민호의 마지막 투구도 허경민의 몸에 맞았다. 3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4사사구 3실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