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은퇴한 박세리(43)가 AI(인공지능) 골퍼 ‘엘드릭’(LDRIC)과 골프 대결을 펼친다. 이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AI 기사 ‘알파고’의 대국 이후 4년 만에 펼쳐지는 인간과 AI 간 대결이다.
SBS는 내년 1월 신년특집으로 박세리와 엘드릭이 격돌하는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을 방송한다고 9일 밝혔다.
박세리와 엘드릭은 총 3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종목은 롱드라이브, 홀인원(30회), 퍼팅(6회)이다.
미국에서 건너온 엘드릭은 로봇에 AI를 탑재한, 스윙머신을 좀 더 발전시킨 형태다. 엘드릭은 평균 드라이브 거리 300야드를 넘나드는 강력한 힘과 5m 이내 퍼팅 적중률이 60%에 이르는 정교함을 갖췄다.
바람, 습도 등 공의 비행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소만 없다면 엘드릭은 언제나 같은 지점에 공을 떨굴 수 있다. 기계답게 늘 일정한 스윙 스피드와 스윙 궤도를 보여준다.
엘드릭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읽어내 샷의 일관성을 스스로 판단하며 인간의 어깨 회전과 손목 동작을 그대로 재현해 부드럽고 정교한 샷을 칠 수 있다.
엘드릭은 또 5번 만에 홀인원을 성공한 기록도 보유했다. 보통 투어 프로 선수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3000분의 1, 아마추어 골퍼는 1만2000분의 1 정도이다.
반면 ‘골프 여제’ 박세리는 1998년 맥도널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 우승 등 LPGA 진출 첫해에 두 개의 메이저 대회를 휩쓸며 혜성같이 등장, 신인상을 차지했다.
특히 IMF 외환위기 당시 US오픈 18홀 연장 승부에서 양말을 벗고 연못으로 들어가 날린 샷은 국민을 위로한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박세리는 LPGA 투어에서 메이저 5승을 포함해 통산 25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2007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도 했다.
2016년 10월 은퇴한 뒤 여자 골프 국가대표 감독과 SBS 골프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 중인 박세리가 오랜만에 펼치는 대결에서 엘드릭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