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대(26)는 KBO리그 대표 승부사다. 지난해 타격 실력이 일취월장하며 KT 주전 중견수를 꿰찬 그는 202 정규시즌 내내 기복 없는 타격감을 보여줬고, 승부처에서 유독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결승타는 7개를 기록했고, 그중 4개는 끝내기 안타였다. 한 시즌 최다 타이기록이다.
2년 차 징크스 우려가 있었다. 주전급으로 성장하며 '경계 대상'이 된 배정대를 향한 상대 팀의 집중 분석과 견제가 이뤄질 게 당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강철 KT 감독은 이런 전망에 대해 "강점이 확실한 선수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배정대는 2021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4일 열린 한화와의 홈 개막전에서 2-2로 맞선 9회 말 1·2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상대 좌완 김범수로부터 깔끔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송민섭이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했고, 배정대의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끝내기 안타.
배정대는 앞선 5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1-1에서 역전 발판을 만드는 2루타를 때려내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의 이 경기 타순은 8번. KT 하위 타선의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강철 KT 감독도 감탄했다. 6일 수원 LG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막 주전이 된 뒤에는 긴장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금새 나아지더라. 성격이 쾌활하다. 세레모니도 화려하지 않나. 그런 박빙 상황에서 즐기는 것 같다"라며 배정대 특유의 강심장을 칭찬했다. 이어 "그런 상황(9회 말)에서 풀스윙이 아니라 콘택트를 하는 스윙을 하더라. 나도 놀랐다.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반겼다.
배정대는2014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됐다. 2019시즌까지는 백업 요원이었다. 그러나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보유했다. 수비 능력만큼은 저연차부터인정받았다. 이제 타격 능력까지 향상되며 리그 대표 외야수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