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복(이용주 감독)'과 '낙원의 밤(박훈정 감독)'을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공유와 엄태구가 영화 공개 관련 매체 인터뷰에서 꾸밈 하나 없는 솔직한 이야기들 털어놔 배우 본체의 매력을 또 한번 엿보이게 했다.
'서복'과 '낙원의 밤'은 코로나19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아 개봉 방식부터 변화를 꾀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 개봉을 추진했던 '서복'은 해를 넘기면서 극장과 OTT 티빙(TVING) 동시 공개라는 한국영화 최초의 길을 열었고, '낙원의 밤'은 넷플릭스(Netflix) 공개를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복'은 15일부터 극장 관객과 국내외 티빙 유저를 만나고 있으며, '낙원의 밤'은 이에 앞선 9일 전세계에 공개돼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봉되는 영화를 홍보해야 하는 주연 배우들은 코로나19 심각성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꾸준히 화상 인터뷰를 추진 중이다.
화상 인터뷰는 직접 대면 인터뷰보다 매끄러운 소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때론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첫 화상 인터뷰를 어색해 하면서도 중후반이 넘어가면 빠른 적응으로 혼자 주절주절, 조잘조잘 말을 늘어 놓으며 TMI도 편하게 대방출한다.
공유와 엄태구도 "이게 정말 무슨 일인가 싶다" "첫 화상 인터뷰라 어색해도 양해해 달라"고 인사하며 적응의 시간을 짧게 가지더니 이후에는 스리슬쩍 점점 말이 길어져 웃음을 자아냈다. 워낙 보는 맛 있는 배우들로 유명했기에 화상 인터뷰에서도 여지없이 그 매력은 숨겨지지 못했다.
특히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일상을 언급할 땐 다채로운(?) 어휘를 사용해 폭탄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다(多)대1 인터뷰 특성상 오디오를 음소거 처리하기에 웃음소리를 직접 들려주지 못해 아쉬울 따름. '서복'과 '낙원의 밤'의 짙은 분위기 속 유머들이 그냥 탄생한건 아니었다.
먼저 공유는 식단관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캐릭터 기헌에 대해 털어놓으며 "많이 말하기도 했고, 굳이 싶기도 하지만 기헌을 설명할 땐 빼놓을 수 없는 일도 맞는 것 같다. 시한부의 삶을 사는 기헌의 비주얼을 위해 어느 정도의 식단 조절은 필요했고, 그로 인한 예민함이 기헌과 잘 맞았다"고 운을 뗐다.
공유는 "재수없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이 아주 힘들거나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예전부터 캐릭터에 따른 준비 과정이라 자연스럽게 여겼다. 더 힘들게 준비했던 때도 있었기 때문에 '아, 이걸 또 해야돼?' 그런 마음 보다는 하면 하게 되더라. 4개월 정도 관리했다"고 회상했다.
"기헌에게는 좋은 과정이었다. 찰떡이었다"고 강조한 공유는 "육체미 액션배우의 모습이 아니라 내 얼굴이 수척해져 보이기를 바랐기에 운동은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럼에도 사람인지라 예민할 수 밖에 없었는데 감독님은 그걸 기민하게 알아채 주셔서 감사했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이어 "식단 조절이 되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이 좋아지긴 하더라. 주변 사람들이 '아깝다'고 했다. 근데 몸을 드러낼 신은 없었으니까"라며 "라면 먹는 신을 찍을 땐 감독님의 배려로 딱 한 젓가락 먹고 끝이었다. 진짜 꿀.맛이었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떻냐"고 묻자 공유는 "다 돌아왔다. 돌아온지 꽤 됐다. 지금은 형편없다"는 망언과 함께 "체력적으로 예전같지 않아 영양제를 많이 챙겨 먹고 있는데 걱정은 노파심이다. 나 아직 젊다. 레이저보다 땀으로 관리하겠다"고 약속, 스스로 호탕한 웃음을 터트려 좌중을 폭소케 했다.
타고나기를 보호본능 자극하는 엄태구는 수줍음 가득한 말투를 유지하면서도 '맞다, 아니다'의 확고한 입장을 표명해 시종일관 보는 이들을 미소짓게 했다. 짤막짤막한 답변 속 심심하지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엄태구를 확인 시켰다.
스스로 "러블리 하지 않다"고 단언한 엄태구지만 출연하고 싶은 예능으로 1초의 고민없이 '동물농장'을 말할 땐 인간 러블리 그 자체였다. 엄태구는 "'동물농장' 불러 주시면 나가보고 싶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내가 동물을 너무 좋아한다"며 신나했다.
실제 엄태구의 힐링 매개체는 강아지 엄지. 엄태구는 자신의 일상을 "별 볼 일 없다"고 표현하며 "진짜 하는 일이 없다. 집에만 있고 심심하게 보내는 것 같다. 활력을 느낄 땐 강아지 엄지를 만날 때. 가끔 직접 보고, 부모님이 영상 찍어 보내주시면 그걸 보면서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고 귀띔했다.
티빙 오리지널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이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시작하게 된 특별한 동행, 넷플릭스 오리지널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스크린용으로 제작됐지만 티빙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정체성을 달리하게 된 '서복'과 '낙원의 밤'은 훗날 현재의 콘텐트 과도기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기록 될 전망이다. 흥행의 성패를 떠나 최초의 길을 함께 개척했다는 것 만으로도 의의는 남다르다.
그 중심에서 배우들은 물론 업계 모든 이들은 따라가기 벅찬 변화의 바람을 정통으로 맞고 있다. 갈피가 잡히지 않아 우여곡절과 재미가 동반되고 있는 이 흐름이 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 또 어떤 새로운 결과물을 맞이하게 만들지 어리둥절 흥미로움이 공존하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