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선두 LG의 류지현(50) 감독은 부지런하다. 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은 월요일에도 야구장에 있었다.
류지현 감독의 발길이 닿은 곳은 잠실구장이 아닌, 2군(퓨처스) 훈련장이 있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였다. 지난 19일 이천 구장을 찾아 1박 2일간 코칭스태프 회의를 갖고, 선수단 훈련도 지켜봤다. LG 퓨처스 팀은 주중에 경기가 없어 계속 훈련하고, 1군은 잠실에서 KIA와 주중 3연전을 가지면서 상황이 맞아 떨어졌다.
그런데도 현역 사령탑이 시즌 중에 2군 훈련장을 방문해 당일이 아닌, 1박 2일 동안 머무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류 감독은 "19일 저녁 이천에 도착해 오늘(20일) 오전 황병일 퓨처스 감독님 및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가졌다. 또 선수들 훈련도 지켜봤다"라고 했다.
류 감독의 2군 방문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퓨처스리그에서 땀 흘리는 선수들에게 '1군 사령탑이 관심을 갖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다. 류 감독은 개막 엔트리 승선에 실패한 선수들을 따로 불러 면담을 진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류지현 감독은 "엔트리는 제한적 인원으로 꾸려진다.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한다. 그래서 열심히 훈련한 선수들의 실망감을 최소화 하고 싶었다"라며 "감독이 '계속 관심을 갖고 있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시범경기 초반에는 백업 선수를 적극 기용하며, 1군과의 시너지 효과를 의도했다.
매일 2군 선수단과 관련된 보고서가 사령탑에게 전달된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그는 "수석 코치 때도 가끔씩 2군을 들렀는데, 지금은 (지휘봉을 잡고 있어) 그때와 상황이 다르지 않나"라면서 "현재 컨디션과 부상 선수 관리 등 전반적인 상황을 직접 둘러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시즌 구상에도 참고 사항이다. 류 감독은 "한 다리 건너 듣는 것보다 감독과 코치의 얘기를 직접 청취하면, 주 단위 또는 월 단위 계획을 잡을 때 도움이 된다"며 "그래서 2군 방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20일 KIA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으로 이동하는 류지현 감독은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은 2군에 들러 유심히 지켜보려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