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은 JTBC 수목극 '로스쿨'에서 시니컬한 말투부터 서늘한 눈빛까지 강솔B의 다채로운 면모로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지난 방송부터 '로시오패스'(로스쿨+소시오패스)의 본색을 드러내 이목이 집중됐다. 2막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수경의 모먼트를 꼽아봤다.
# 전매특허 시니컬한 말투와 정확한 딕션
이수경은 시니컬한 말투와 정확한 딕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다소 낮은 분위기의 묵직한 보이스와 차분하게 정곡을 찌르는 말들은 냉철한 강솔B의 이미지를 더 돋보이게 한다. 극 중 강솔B는 무엇인가 숨기는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명민(양종훈)과의 대화에서 흔들림 없는 단단한 어투를 유지해 서늘함을 자아냈다.
6일 방송에서 누구보다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 고윤정(강예슬)이 김명민의 범행을 목격했다고 하자 믿지 않는 류혜영(강솔A)에게 "예슬씨 말 못 믿을 만큼 양교수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건 그쪽 사정이고요"라는 반응을 드러낸 것. 섬세한 캐릭터 표현력이 깊이를 더했다.
# 화면 밖으로 뚫고 나오는 눈빛
이수경은 범상치 않은 눈빛으로 시청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방송 초반 사라진 증거에 대해 의문을 품던 류혜영에게 확신하냐는 듯 묻는 날카로운 눈매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류혜영과 논문 표절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명민을 매섭게 노려보며 불쾌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이수경은 화면 밖까지 뚫고 나오는 강한 눈빛으로 극의 흥미진진함을 배가했다.
8회에서 이수경은 눈빛 하나에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을 유발했다. 시선에 따라 각기 다른 온도 차가 느껴지는 눈을 하고 있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과거 현우(유승재)와 마주하자 그를 바라보는 모습은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 설렘→흑화→불안, 3단 변화
이수경은 안정적인 연기로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범(한준휘)을 신경 쓰기 시작, 표정에서 색다른 이면이 나타났다. 떨리는 눈망울과 목소리 그리고 어쩔 줄 몰라 펜을 이리저리 매만지는 손짓은 누가 봐도 설렘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엄마 박미현(한혜경)이 목숨을 가지고 거짓 협박하자 폭발했다. 숨 막히는 분위기 속 "(수면제) 뱉지마, 꿀꺽 삼키라고"라는 말은 안방극장을 소름 돋게 했다. 이수경의 흑화 연기는 빛났고, 이 장면은 명장면이라고 꼽힐 정도로 임팩트를 남겼다.
적재적소에 따라 변화하는 이수경의 표정은 극의 전개를 이끌었다. 자신의 논문 표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까 노심초사했다. 또 아빠 오만석(강주만)이 그녀를 살인사건 범인으로 오해해 위증하려고 하자 그를 막아서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창백해지는 안색은 급격히 불안에 떠는 강솔B의 내면을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