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배달앱 2위 사업자인 요기요 인수전에 거론돼 주목된다. 실제로 M&A(인수·합병)가 성사될 경우 야놀자는 여행·숙박 주력 플랫폼에 음식 배달이 더해져 '슈퍼 앱'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야놀자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IPO 호재로도 작용할 수 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요기요 인수 적격예비후보를 정하고, 다음달께 본입찰에 돌입할 전망이다.
당초 요기요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과 사모펀드가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번지면서, 국내 유통기업이 배달앱을 인수할 경우 발생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예상대로 예비입찰에는 신세계그룹과 사모펀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여기에 숙박앱으로 잘 알려진 야놀자가 이름을 올리면서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야놀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글로벌 OTA(온라인 기반 여행사) 중 유일하게 순 성장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2017~2019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112%에 달했음을 고려하면 더 높은 매출도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영업이익 기준에서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예상이 나온다.
기세를 몰아 야놀자는 연내 국내·외 증시 입성을 위해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IPO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최근 M&A 전문가인 최찬석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영입하기도 했다. 야놀자가 요기요의 인수자로 깜짝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는 주력 사업인 여행·숙박·여가 예약 플랫폼인데, 여기에 음식 관련 사업까지 더하면 막대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외형 성장과 플랫폼 다변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이미 여행을 구성하는 요소 중 숙박·교통과 액티비티 플랫폼을 갖고 있고, 여기에 '식당' 플랫폼까지 갖추게 되면 지향하고 있는 '슈퍼 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그림이 그려지게 된다.
또 야놀자가 인수를 진행 중인 맛집 추천, 레스토랑 예약, 고객 웨이팅 관련 플랫폼 '나우버스킹'과의 시너지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야놀자는 오는 11월 나우버스킹 경영권 인수를 앞두고 있다. 나우버스킹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대기 고객 관리 솔루션인 '나우웨이팅'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이를 증명하듯 야놀자는 이날 맛집 서비스를 오픈했다. 인기 맛집의 예약, 대기 등 레스토랑 현장 방문 고객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가방, 육전식당, 토끼정 등 강남 지역 인기 맛집 140여 개를 시작으로, 전국 인기 레스토랑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그러나 야놀자의 요기요 인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미 일부에서는 예비입찰에서 탈락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국내 배달앱 시장 2위인 요기요는 성장은 하고 있지만 3위 사업자 쿠팡이츠에 바짝 추격당하며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몸값도 초기에는 약 2조원이 거론됐으나 최근 5000억원으로 낮게 평가되기도 한다. 요기요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야놀자가 무리수를 두겠느냐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야놀자의 요기요 인수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인수자금은 브릿지론(단기 자금대출)을 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야놀자는 상장이 우선순위에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요기요의 투자설명서(IM)를 받은 것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예비 입찰에 참여했고, 탈락했다는 것도 모두 보도로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