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혜로 급성장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최근 주춤한 모습이다. 더는 볼거리가 없다는 생각에 신규 가입자의 발길이 끊긴 것인데, 이에 토종 OTT가 반사이익을 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91만명으로 전월 대비 61만명 줄었다. 올해 2월 우리나라에서 서비스 중인 OTT 중 유일하게 MAU 1000만을 돌파한 지 2개월 만이다.
글로벌 OTT 시장, 경쟁 심화에 지각 변동 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데이터 분석 업체 패럿애널리틱스의 자료를 살펴보면,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세계 시장에서 절반(50.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2년 전의 64.6%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런 현상은 OTT 생태계 확대에 따른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등 강력한 플랫폼도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21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전망' 보고서에서 "현재의 시장 상황은 심화를 넘어 포화상태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능성이 증명된 이상 '묻지마 서비스 론칭'의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내 OTT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는 가운데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토종 플랫폼은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웨이브, '도깨비' 이찬호 CCO 영입 SK텔레콤이 1대 주주인 국내 2위 OTT 웨이브는 지난 3일 이찬호 전 스튜디오드래곤 책임프로듀서(CP)를 콘텐트전략본부장(CCO)으로 선임했다.
그는 '미생', '도깨비', '비밀의 숲' 등 인기 드라마의 CP를 맡았다. 웨이브는 이찬호 본부장의 명작 드라마 기획·제작 노하우를 앞세워 오리지널 콘텐트 역량을 키운다.
웨이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작을 포함해 지상파, 종편 3사의 라이브러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지상파에 동시 송출했던 과거와 달리 OTT 플랫폼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트를 하반기 3편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시즌, 하반기 독립 법인 출범 콘텐트를 미래 먹거리로 꼽은 KT도 자사 OTT 시즌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올해 2월 시즌의 MAU는 168만으로, 웨이브(395만)와 티빙(265만), U+모바일tv(213만) 등 경쟁 플랫폼에 뒤처졌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 제작한 영화 '더블패티'를 선보이는 등 오리지널 콘텐트를 확대하고 있다.
KT는 지난 17일 회사가 보유한 지니뮤직 주식을 전량 현물출자해 'KT 시즌'을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1주당 가격은 7572원으로, 양수 대금은 1582억8898만8원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지니뮤직의 최대주주는 KT에서 KT 시즌으로 바뀐다. KT 시즌은 늦어도 올 7월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통화에서 "올해 초부터 시작한 미디어 콘텐트 분야의 그룹 구조 개편과 모바일 미디어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해 KT 시즌 신설법인 설립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