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전 미국프로풋볼(NFL) 코치가 면접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일을 공개해 외국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23일(한국시간) ‘CBS 스포츠’는 유진 정(52)이 ‘보스턴 글로브’와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하며 인종차별에 관한 사연을 소개했다. 정 코치는 최근 보스턴 글로브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스포츠계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주최한 화상 회의에 참석했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정 코치는 이번 비시즌 동안 모 구단과 코치 면접을 진행하던 도중 “당신은 솔직히 소수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가 ‘내가 소수자가 아니라는 게 무슨 뜻이냐’라며 다시 설명을 요구하자 구단 측 관계자는 “당신은 우리가 찾고 있는 적합한 소수자가 아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정 코치는 정확한 구단명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어렸을 때 학교에서 겪었던 인종적 비방과 모욕 등을 언급하며 “내가 거울을 보며 이를 닦을 때 확인해보니 나는 분명 소수인종이었다. 2021년에 그런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니 마음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내 어린 시절과 최근 면접 사례는 같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 코치는 다른 사례를 언급하면서도 “나는 항상 아시아인이었고 한국인이었던 내 인종이 자랑스러웠다. 항상 자랑스럽다. 내 평생 단 하루도 부끄럽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NFL 리그 전체를 비난하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리그에는 차이를 수용할 줄 아는 정말 좋은 멘토, 좋은 코치들이 많다. 아시아인들이 그 자리에 끼지 못할 때 속이 약간 뒤틀린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193cm 134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한 유진 정은 미식축구 명문 버지니아 공대에서 공격 라인맨으로 맹활약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1992년 NFL 신인드래프트에서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1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지명되어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잭슨빌 재규어스, 탬파베이 스톰,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5시즌 동안 총 55경기 출전했다.
은퇴 이후에는 2010년부터 필라델피아 이글스, 캔자스시티 치프스에서 공격 라인 코치로 일했다. 2019년 다시 필라델피아의 공격 라인 코치로 돌아왔다. 현재는 코치 자리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살고 있다. 그의 아들 카일 정도 시카고 베어스와 잭슨빌 재규어스에서 NFL 선수 생활 후 버니지아 공대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