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가 투구 이물질 단속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구단 차원의 이물질 사용에 대한 첫 고발이 나왔다. 고발 대상은 바로 단속을 천명한 사무국의 부사장이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자크 뷰캐넌은 17일(한국시간) “잭 갤런(26)이 전 소속팀 마이애미 시절 사장이 자신을 불러 투구 이물질 사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MLB 3년 차 선발투수인 갤런은 2019년 마이애미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후 그해 애리조나로 이적해 줄곧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투수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2.82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제구력을 자랑한다.
갤런이 고발한 구단 차원의 이물질 사용 독려는 사무국 새 규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사무국은 16일 새 규정을 공식 발표했다. 사무국은 “구단과 구단 직원은 규정 준수에 관해 직원 및 선수를 교육, 관리, 단속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는다”며 “선수들이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구단을 조사해 조직이 고의로 조직적인 사용을 벌였는지 확인하겠다”고 조직적 사용을 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고발 대상이 사무국의 핵심 인물인 부사장 마이클 힐이라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마이애미의 야구 운영부문 사장으로 있었던 힐은 새 단장 킴 응으로 교체된 이후 MLB 사무국 현장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을 자처한 사무국의 머리에 주범 중 한 사람이 있었던 셈이다.
갤런은 힐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 당시 단장이었다며 사실상 그를 지목했다. 갤런은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도 “맥락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힐과 사무국을 사실상 공개 저격했다.
갤런은 이를 공개하지 않은 롭 만프레드 MLB 총재도 지적했다. 그는 “총재가 기자 회견을 열고 조사, 실험한 내용을 이야기하면 나도 기자들에게 돌아오겠다”며 사무국 스스로 문제를 밝히라고 전했다.
한편 힐 부사장은 갤런의 발언에 대해 즉시 반박 입장을 내놨다. 힐은 "이물질 사용 규제를 막으려는 에이전트의 의도를 고려할 때, 특정 에이전트와 계약한 선수가 나를 거짓 비난하는 일은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라며 "하지만 그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갤런의 에이전트는 사무국의 단속을 반대하며 가장 중심에 서 있는 게릿 콜과 계약한 스캇 보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