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24일 미국 이베이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4400여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나머지 지분 20%는 이베이 본사가 계속 보유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에는 이마트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공동 인수를 고려했던 네이버는 최종 불참을 선언했다. e커머스 1위 사업자인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취득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이마트는 단숨에 네이버에 이은 국내 2위 e커머스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지난해 약 160조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신세계의 온라인 부문인 SSG닷컴은 거래액 기준으로 약 3조9000억원, 시장점유율로는 2.4%에 불과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은 24조원, 시장점유율은 15%에 육박해 네이버쇼핑(28조원·17.4%), 쿠팡(22조원·13.7%)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이커머스 시장에서만 약 3할(52조원)을 네이버와 신세계가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는 첨단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SSG닷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하고,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당일 배송 등으로 경쟁력 향상은 물론 이베이의 대량물량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을 높여 투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주도한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이베이 인수는 온라인이 아니라 유통판 전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한국은행에 제출한 외국환거래 관련 신고가 수리되는 즉시 거래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네이버 참여 없이도 하남 스타필드 담보대출 및 회사채 발행(2조원), 은행·증권사 인수금융(1조원) 등 인수 자금 마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