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 사진=게티이미지 트레이드된 후 변신한 윌리 아다메스(26·밀워키)가 변화의 뒤에 ‘MVP 출신’ 무키 베츠(29·LA 다저스)의 도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7일(한국시간) 아다메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그가 달라질 수 있었던 뒷이야기를 전했다.
시작은 지난해 월드시리즈였다. 당시 탬파베이 주전 유격수였던 아다메스는 1차전 5회 말 2루로 도루에 성공한 베츠와 마주했다. 당시 두 사람이 포옹하는 장면이 중계에 잡히면서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당시 베츠와 아다메스는 경기 후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봐, 이리 와봐 동생”과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주고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둘의 이야기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아다메스는 디 애슬레틱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베츠가 타격에 대해 조언했다고 전했다. 당시 베츠는 아다메스에게 “넌 슈퍼스타가 되기 위한 딱 한 가지 작은 부분만 놓치고 있다”면서 “넌 최고의 야구선수가 되기 위한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고 아다메스에게 칭찬과 조언을 동시에 던졌다. 그는 이어 “타격만 조금 조율하면 된다”라며 “내 생각엔 너에게 딱 맞는 사람이 있다”고 인스트럭터를 추천했다.
베츠는 월드시리즈가 끝난 후 아다메스에게 타격 인스트럭터 로렌조 가멘디아를 소개했다. 베츠 역시 2019년 가멘디아의 도움을 받았다. 2018시즌 MVP 수상과 팀 우승을 이룬 베츠는 이듬해 최악의 전반기(타율 0.272, OPS 0.859)를 보냈지만 가멘디아를 만난 후 후반기 반전(타율 0.389, OPS 0.992)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2020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는 당시 탬파베이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왼쪽, 현 밀워키)와 LA 다저스 우익수 무키 베츠(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 새 인스트럭터의 도움을 받았지만 시즌 초 성적은 형편없었다. 스윙 변화의 과도기 때문이었다. 트레이드 전 탬파베이에서 아다메스의 성적은 OPS 0.625에 불과했고 삼진율은 35.9%에 이르렀다. 새 스윙을 장착하면서 생긴 높은 존 약점에 적응하지 못하며 결국 주전 자리를 내주고 새 팀으로 가야 했다.
새 팀은 코치와 구장 모두 아다메스를 편하게 만들었다. 디 애슬레틱은 “밀워키가 탬파베이로부터 아다메스를 영입한 후 밀워키 타격 코치 앤디 헤인즈가 가멘디아에게 연락했다”며 아다메스를 위해 양자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팀 분위기와 홈구장 변화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다메스는 새 팀의 코치진이 격려해준 덕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탬파베이 시절 큰 구장을 사용하면서 홈에서 OPS 0.616, 원정에서 OPS 0.864를 기록했던 아다메스에게 작은 밀워키 홈구장은 큰 힘이 됐다.
새 팀에서의 소통과 과도기였던 시기를 넘어 새 스윙이 자리 잡자 아다메스의 공격력은 180도 바뀌었다. 아다메스는 밀워키로 이적 후 타율 0.298, OPS 0.930, 삼진율은 22.8%에 불과한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유격수로 탈바꿈했다. 아다메스의 합류와 함께 팀 공격력도 달라졌다. 아다메스 합류 전까지 팀 wRC+(조정 득점 생산력) 80(리그 26위)으로 최하위권을 맴돌았던 밀워키는 합류 이후 wRC+ 100(리그 13위)으로 리그 중상위권 공격력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리그 최강 선발진과 막강 불펜진을 보유한 밀워키 타선이 살아나자 연승 가도가 이어졌다. 아다메스가 합류한 5월 23일 경기 이후 밀워키의 승률은 30승 12패(승률 0.714)에 이른다. 5연승 2회, 4연승 1회, 11연승 1회를 기록했다. 2위와 6경기 반 차이 나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팀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아다메스와 베츠의 만남은 시즌 말에나 가능할 예정이다. 두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해 이후 가을에 맞대결 가능성도 높다. 아다메스는 “다시 만날 때 그에게 와인 한 병을 선물하겠다”며 은인 베츠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