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만프레드 MLB 총재(왼쪽)와 커티스 그랜더슨 플레이어스 얼라이언스 회장(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흑인 선수 육성을 위해 향후 최대 1억5000만달러(약 1717억5000만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롭 만프레드 MLB 총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리는 2021 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가 열리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사무국이 ‘플레이어스 얼라이언스’에게 최대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플레이어스 얼라이언스는 흑인 야구 선수들의 인권과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지난해 BLM(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으로 흑인 인권 이슈가 화두에 오른 데다 재능 있는 흑인 선수들이 미국 프로농구(NBA), 미국 프로 풋볼(NFL) 등을 선호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목표는 흑인 선수 양성을 포함한 흑인 야구 전반에 대한 지원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0년에 걸쳐서 지원될 이 자금은 야구에 대한 참여, 멘토링, 메이저리그 직원을 양성하는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사용된다”고 전했다.
사무국의 투자금은 널리 쓰일 예정이다. MLB.com에 따르면 이번 사업을 통해 흑인 청소년의 야구 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 야구와 관련된 모든 직급 및 모든 수준에서 흑인 직원과 계약자 수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재키 로빈슨(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데이 홍보 및 후원 프로그램, 플레이어 얼라이언스 기념일, 선수가 주도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흑인 문화 인식 변화를 위한 프로그램, 학교 야구부 지원 프로그램, 흑인 사회 교육 보조금, 장학금 등도 함께 진행된다.
롭 만프레드 총재는 다양한 인종의 선수들이 리그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만프레드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기에 얼라이언스와 손을 잡을 수 있었다”라며 “더 다양한 인종의 젊은 선수들을 보고 싶었다. 둘째로 우리 모두 야구에 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이번 투자의 취지를 설명했다.
투자는 2023년부터 진행된다. MLB 사무국은 연간 1000만달러와 더불어 플레이어스 얼라이언스 기금 모금에도 500만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MLB.com은 “이는 흑인 문제 개선, 또 관리직 및 코치직과 프런트 오피스 리더십에 대한 MLB 역사상 가장 큰 지원 규모다”라며 이번 투자의 의미를 전했다.
해당 사업을 함께 하게 된 플레이어스 얼라이언스 측도 사무국의 투자를 환영했다. 커티스 그랜더슨 플레이어스 얼라이언스 회장은 “이 모든 것은 야구의 진보를 원하면서 우리가 모두 할 수 있다고 믿는 방향으로 노력해온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얼라이언스와 뜻을 함께한 선수들의 의지가 사무국에도 통했다고 밝혔다. 그랜더슨 회장은 “이번 일은 큰 진전이다”라며 “해왔던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됐고 지금부터 더 많은 일을 해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