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국가 쿠바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메이저리거들도 메시지로 시위 지지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쿠바는 지난 11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의 여파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시위는 지난 11일 수도 아바나 남쪽 도시 산 안토니오 데로스 바뇨스에서 장시간 정전에 주민들이 시위로 불만을 표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SNS 등을 타고 전국으로 퍼지면서 1994년 이후 처음 등장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강화된 경제 제재,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업 위축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문제였다. 시위 이후 쿠바 정부는 해외 반입 제재, 배급 제한 완화 등을 내세우며 추가 경제 조치를 계속 고심하는 중이다.
미국으로 이주한 메이저리거들도 본국의 쿠바 시민들에게 지지를 표했다. 21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의 세인트루이스 담당 기자 데릭 S. 굴드는 “세인트루이스 투수 요한 오비에도(23)가 모자 측면에 SOS 쿠바를, 앞에 “조국과 삶(PatriaYVida)을 적고 나타났다”라며 “그의 동료 쿠바인들을 향한 지지 메시지다”라고 소개했다.
쿠바 선수들의 메시지는 이미 올스타전 때 한 차례 화제가 됐다. 역시 쿠바 출신인 외야수 아돌리스 가르시아, 마무리 투수 아돌리스 채프먼이 지난 14일 열렸던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해 ‘SOS 쿠바’와 ‘PatriaYVida’가 적힌 모자를 착용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지난 14일 “조국과 삶은 쿠바 공산당 연극의 대사인 조국이냐 죽음이냐에서 따온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야구 최강으로 불리는 쿠바는 최근 수년간 대형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해왔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호세 아브레우, 요단 알바레즈, 율리 구리엘, 아롤디스 채프먼, 야시엘 푸이그 등이 봉쇄된 국경을 탈출해 미국을 찾았고 이후 대형 선수로 성장했다. 어렵게 쿠바의 봉쇄를 탈출해 자유의 땅을 찾은 이들에게 쿠바 반정부 시위는 단순한 조국의 일 그 이상이다.
한편 발발 후 열흘이 지난 시위는 현재는 잠잠해진 상태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쿠바 정부가 강경 진압과 체포로 맞서 대규모 시위 발생은 막고 있지만, 시위의 근본적인 원인이 남아있어 불씨가 살아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