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글로벌 1위 타이틀이 애플과 중국 OVX(오포·비보·샤오미)의 공세에 위태로운 가운데 올해 1월 출시한 '갤럭시S21'(이하 갤S21) 시리즈는 전작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갤S21 시리즈는 올해 1월 출시 후 6개월간 1350만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갤럭시S20'과 '갤럭시S10' 시리즈보다 판매량이 각각 20%, 47% 감소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플래그십 판매 부진, 베트남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이 더해져 6월 점유율은 15.7%까지 하락했다"며 "하반기 대화면 노트 시리즈를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으로 대체하는 등 플래그십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과도적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은 샤오미다. 미국 제재로 움츠러든 화웨이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꿰찼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2021년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보고서를 보면 샤오미는 처음으로 분기 및 상반기 출하량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5730만대를 출하하며 19% 점유율로 가까스로 1위를 지켰다. 4990만대를 출하한 샤오미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72.9%대 달한다.
4~6위를 쓸어간 중국의 오포·비보·리얼미도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출하량이 각각 44.7%, 33.5%, 174.5% 증가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삼성전자와 애플(3위)의 성장률은 5.6%, 7.5%에 그쳤다.
신작 매출이 실망스러운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첫 5G 라인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 7개월 만에 1억대가 팔렸다고 밝혔다. 전작보다 2개월가량 앞선 기록이다. LTE로 전환하면서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달성한 '아이폰6'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이다.
애플은 2022년 '아이폰14' 시리즈를 출시할 가능성이 큰데, 내달 선보이는 '아이폰13' 시리즈와 달리 고급 모델에 티타늄 합금을 적용하는 등 사양을 큰 변화를 줄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애플이 내년을 진정한 슈퍼사이클로 설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김지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애플 대비 프리미엄 브랜드가 열세다. 가성비에서는 OVX의 도전이 심화하고 있다"며 "성능 및 디자인 차별화, 보급형 라인업의 원가 경쟁력 강화 등에서 성과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