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날벼락을 맞았다. '에이스' 애런 브룩스(31)가 온라인으로 주문한 전자담배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돼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구단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브룩스의 방출을 결정했다.
KIA는 6월까지 치른 68경기에서 25승43패(승률 0.368)를 기록하며 리그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축 선수들이 돌아온 뒤 전열을 재정비했고, 7월 첫 경기부터 올림픽 브레이크 전까지 치른 6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선발 투수 다이엘 멩덴, 불펜 주축 전상현·하준영·박준표도 부상을 다스린 뒤 복귀를 앞두고 있다. KIA는 후반기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가 사라지는 악재가 생겼다. 전력 손실을 막고, 후반기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민이 생긴다. 계약을 아무리 빨리 진행해도 선수가 팀에 합류하기까지는 5주 이상 필요하다. 계약과 비자 발급 절차를 마무리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자가격리(2주) 기간을 보내야 한다.
한화 대체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도 구단의 계약 발표는 지난달 6일에 했지만, 팀 합류는 37일이 지난 후에야 이뤄졌다. KIA는 현재 76경기를 소화했다. 한 달 뒤면 100경기 이상 채운다.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도, 그가 뛸 수 있는 경기 수는 40경기 미만이라는 얘기다.
나흘 안에 새 외국인 선수의 영입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은 작다. 이 경우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용할 수 없다. 2021 KBO 규약 외국인 선수 고용규정 제9조 '추가등록' 2항에는 8월 16일 이후 소속 선수로 공시된 선수는 당해 연도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현재 리그 순위 경쟁은 예측 불가다. 5위 키움과 6위 NC의 전력이 크게 저하됐다. 주축 선수들이 방역수칙 위반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NC는 박민우, 박석민 등 주전 야수 4명이 빠지며 공격력이 저하됐고, 키움은 선발 투수 한현희와 안우진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반면 KIA의 경기력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 리그 재개 뒤 첫 경기였던 10일 한화전에서도 4-1로 승리하며 7연승을 거뒀다. 10일까지 5위 키움과의 승차는 7경기. 예년이라면 좁히기 어려운 차이지만, NC·키움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5강 진입도 넘보지 못할 목표가 아니다. 대체 외국인 선수가 합류한 막판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KIA는 우천으로 순연된 잔여 경기도 많은 편이다.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에 기여한 1승이 순위를 결정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조계현 KIA 단장은 "대체 외국인 선수 선발을 두고 고민 중이다. 포스트시즌에 쓸 수 없더라도 내년 시즌에 함께 갈 수 있는 선수를 찾을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브룩스의 소식을 들은 뒤 계속 생각 중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